5년간 166% 증가, 지난해 신규대출 금액 11.3조원

불과 5년만에 은행권 전세자금대출이 28조원을 넘어서며 급등하는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의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 전세자금 대출은 28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10조5천억원과 비교할 때 166.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말 대출 건수는 82만1천건으로 5년전 49만9천건과 비교하면 64% 증가했다.

신규로 집행된 전세자금 대출은 총 11조3천억원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은 대출금으로 기록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한 이유로 전셋값 조달을 위한 은행 대출이 증가한 것을 꼽았다. 여기에 정부의 전세자금 대출금리 인하 정책도 이같은 대출 추이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12년 평균 4.4%였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 3.8%로 인하됐다.

문제는 전셋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를 은행 대출로 조달한 세입자들이 집주인에 의해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할 경우 그대로 빚더미를 떠안는다는 점이다.

정부가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정책이 대출 확대로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전셋값이 뛰면서 ‘깡통전세’ 위험이 더욱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원석 의원은 “사실상 서민이나 중산층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전세가 상승하고 있다”며 “전세보증금이 부족해 당장 매매시장으로 나오기 어려운 전세세입자들이 늘고 있고 가격상승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도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뉴스 /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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