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당국이 생각하는 보험료 인상 상한선이 낮은 수준이어서 날로 악화하는 손해율과 경영 여건을 타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손보업계의 주장이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은 2010년 3% 올린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2011년부터는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에도 자동차보험료를 동결하거나 내렸다.
◇외국 車 보험료 한국보다 많아
자동차보험료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포함되어 있어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암묵적인 통제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를 소폭 인상하기로 한 것은 매년 증가하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악화에 따른 영업 적자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당국이 생각하는 보험료 인상폭 상한은 2∼3% 선인데다 그마저도 경영난이 심각한 온라인·중소형 보험사에 한해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보험사는 자율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나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업계는 한국의 자동차 보험료 수준이 외국에 비해 훨씬 저렴한 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0년 4월 한국(삼성화재), 미국(올스테이트), 일본(동경해상), 중국(PICC)의 보험사에 최초 가입을 기준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했더니 미국은 한국의 1.93∼6.38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28배, 중국은 1.97배로 조사됐다.
가입 기준을 3년 이상으로 놓고 비교해봐도 미국은 한국의 1.80∼5.96배였고 일본은 2.15배, 중국은 2.14배였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료를 2∼3% 올리는 것은 날로 악화하는 경영 여건의 개선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한은 1년간 가입자들이 내는 평균 자동차보험료인 65만원의 1만3천원∼1만9천500원에 해당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외국보다 한국의 자동차보험료가 훨씬 저렴한 상황에서 보험료를 조금씩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2년 연속 자동차 시장 축소
2012 회계연도에 차량등록 대수는 전년보다 47만대(2.5%) 증가했지만, 원수보험료 기준의 자동차보험 시장 매출은 전년보다 1.6% 줄었다.
2013 회계연도에는 11월을 기준으로 원수보험료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1억원 줄어드는 등 2년 연속 자동차보험 시장이 축소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재작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자동차시장이 축소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과 서민형 자동차보험 등 할인형 상품의 판매가 점차 확대하면서 가격 위주의 경쟁 심화가 시장축소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게다가 외부 여건도 좋지 않다.
지난해 12월까지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7.9%로 전년 같은 기간의 누적 손해율인 84.1%보다 3.8% 포인트 올라갔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적정 손해율 77%보다 무려 11% 포인트나 높다.
손해율이 상승하는 이유는 보험원가인 임금과 의료·정비수가가 꾸준히 상승할 뿐 아니라 교통사고와 보험사기의 증가로 지급보험금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14년간 지속적으로 발생한 영업적자도 8조3천억원 수준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보험료 문제 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 자동차보험 전반을 뜯어고쳐야 한다"며 "온라인 보험사의 보험료를 높이더라도 경쟁적인 할인 판매 경쟁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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