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70대 노인에게서 타살된 정황이 나타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45분께 마포구 염리동의 한 다세대주택 3층 집 안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화재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20분 만에 진화됐으나 집주인 강 모(75·여)씨가 현관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속옷 차림으로 발견된 강 씨의 콧속에서는 화재로 인한 그을음이 없었으며 얼굴과 머리, 몸에 누군가로부터 심하게 맞은 흔적이 여러 군데 발견됐다.

경찰은 강 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망 원인이 머리 부분 손상 등 '외력에 의한 사망'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누군가가 강씨를 살해한 뒤 화재 사고로 위장할 목적으로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이 살던 다세대주택 소유주인 강 씨는 건물 임대업을 해왔으며 고령에도 아침마다 수영을 다닐 정도로 정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 씨는 사고 전날 평소 친하게 지내던 70대 남성과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포함해 고인의 주변 인물들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면식범의 소행 또는 침입자의 우발적 살인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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