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주 화백 작품 25점 포함…책임재산 422억 환수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과 관련해 장남 재국(55)씨가 은닉한 미술품들을 추가로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노정환 부장검사)은 지난 14일 재국씨로부터 자진납부 형식으로 제출받은 미술품 44점을 경매에 부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일가가 지난해 9월 1천703억원 상당의 책임재산(責任財産)을 내놓은 이후 검찰이 추가로 은닉재산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경매회사와 화랑 등을 상대로 일가의 거래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재국씨가 과거 매각을 시도한 미술품들이 현재까지 거래되지 않은 사실을 파악하고 재국씨를 추궁한 끝에 그림들을 받아냈다.

검찰이 확보한 미술품은 김홍주(69) 화백의 작품 25점과 연천 허브빌리지에 소장된 작품 19점이다.

김 화백의 작품 중에는 세밀한 묘사로 유명한 대표작 '꽃 시리즈'도 4점 포함됐다.

전체 가격은 최소 5억원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이들 미술품을 일가로부터 확보한 미술품 가운데 아직 처분하지 않은 61점과 함께 다음달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해 확보한 책임재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환수액이 미납 추징금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무기명채권 상환자금 등 은닉재산을 계속 추적 중이다.

책임재산 1천703억원어치 가운데 현재까지 환수된 금액은 전체의 24%에 해당하는 422억원이다.

특별환수팀 구성 이전에 집행한 533억원을 합하면 전체 추징금 2천205억원의 43%에 해당하는 955억원이 국고로 귀속됐다.

부동산이 1천270억원 상당으로 가장 규모가 크지만 지난 6일 공매 처분한 한남동 신원플라자 빌딩(18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7건은 유찰됐거나 환수 시기와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미술품은 2차에 걸친 경매로 605점 가운데 544점이 낙찰돼 59억2천만원이 환수됐다.

이대원 화백의 '농원'이 6억6천만원, 김환기 화백의 '24-Ⅷ-65 South East'가 5억5천만원에 팔렸다.

금융자산 중에는 전 전 대통령의 사돈인 이희상 동아원 회장이 대신 내기로 한 275억원 가운데 150억원이 환수됐다.

이 회장은 나머지도 오는 8월까지 납부할 계획이다.

재국씨 소유의 한남동 유엔빌리지 매각대금 27억원은 지난해 9월 국고로 들어왔다.

검찰 관계자는 "책임재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이 적정한 가격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연말까지 추징금을 전액 환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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