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으면서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구직자들이 가장 희망하는 것은 역시 대기업 취업이다. 실제로 많은 구직자들이 대기업 합격을 노리며 그에 맞는 스펙을 쌓고 있는데, 그렇다면 바늘구멍이라 불리는 취업문을 뚫은 대기업 신입사원과, 현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신입구직자의 스펙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060300)(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는 현재 자사에 등록되어 있는 대기업 1년차 직장인 1천 77명의 이력서와, 신입구직자 13만 7천 322명의 이력서를 토대로 이들의 스펙을 분석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스펙으로 일컬어지는 자격요건은 크게 학점과 공인어학성적, 자격증, 해외연수 및 경험, 봉사활동 등을 들 수 있는데, 일단 학점에서는 양쪽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기업 신입사원의 경우 평균 학점은 3.5(4.5 만점 기준)로 나타났는데, 신입구직자 역시 별다르지 않은 3.4를 기록한 것. 무분별한 A학점 남발로 인해 점차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학점은 역시 큰 기준점이 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어성적에서는 비교적 차이를 보였다. 우선 토익을 기준으로 한 영어필기시험 점수를 살펴봤는데, 대기업 신입사원의 평균 성적은 735점. 신입구직자 평균인 692점과 비교해보면 40점 이상이 높았다. 또한 아직 보유자가 많지 않아 점수 취득만으로도 희소성을 지니는 영어말하기점수(토익스피킹 기준)의 경우, 대기업 신입사원은 161점을 기록했다. 신입구직자 평균이 145점인 것을 감안하면 꽤 차이가 있는 편이다.

반대로 오히려 신입구직자가 더 높은 스펙도 있었는데, 바로 자격증이었다. 대기업 신입사원은 1인당 평균 1.5개의 자격증을 취득한 반면, 신입구직자는 2개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해외연수 및 경험 보유자는 대기업 신입사원과 신입구직자의 비율의 각각 56.5%, 28.7%로 집계됐고, 봉사활동 경험자는 29.1%와 19.6%로 모두 대기업 신입사원의 비율이 높았다.

결국 몇 개의 항목에서는 차이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대기업 신입사원의 스펙은 오히려 평이한 수준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스펙 외에도 대기업 입사를 좌우하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외에 대기업 입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출신대학’ 역시, 대기업 신입사원 중 비수도권 지방대 졸업자의 비율이 52.0%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었다. 물론 비수도권 대학의 수가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훨씬 많긴 하지만, 대기업 합격자의 대다수를 서울권 학생이 차지하고 있지는 않은 것.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눈에 띄는 자기소개서 작성 및 인적성검사에서의 고득점, 면접에서의 자신감 있는 태도 등도 스펙 못지않게 중요한 사항들”이라며, “취업 성공을 위해서는 스펙 관리와 함께,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실전에 대비해 충분한 연습을 거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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