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행 중 15층서 멈췄다가 2초만에 39층으로 직행..아찔한 순간 연출

경남 창원의 한 고층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급발진으로 충돌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상행중이던 엘리베이터에는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정지 후 강제로 문을 열지 않았다면 인명사고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 지난 18일 창원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15층에서 멈춘 후 2초만에 꼭대기층 천장과 충돌하는 모습.     © 아파트 CCTV 화면 캡쳐

28일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9시경 전체 39층 아파트의 한 엘리베이터가 상행중 15층에서 갑자기 멈춰섰다. 당시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주민 2명 가운데 한 명이 내린 후 남은 1명이 더 올라갈 예정이었지만 운행이 정지된 것이다.

이 주민은 호출벨을 눌러 도움을 청해봤지만 응답이 없어 엘리베이터 문을 발로 차보기도 하고 두드려도 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갇힌 엘리베이터에서 한참 실갱이를 하던 이 주민은 결국 강제로 문을 열고 빠져나오는데 성공한다.

2분 뒤 15층에 있던 엘리베이터는 아무 층도 눌리지 않았음에도 갑자기 최고층인 39층까지 올라가 천장과 부딪힌 다음 그대로 멈춰섰다. 15층에서 39층까지 24층 높이를 올라간 데 걸린 시간은 2초에 불과했다. 만약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끔찍한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광경이었다.

아파트 관리소장에 따르면 이 엘리베이터는 지난 1월 13일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이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조건부 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승강기 안전검사기관인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은 안전점검 당시 승·하강 제어 장치인 권상기에서 이상소음이 발생한다며 2개월 안에 수리나 교체를 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엘리베이터 제조업체는 사고 당일 오후 7시께 부품 '권상기' 교체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2시간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한편, 안전행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현장에 직원을 파견해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꼭대기층으로 치솟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중앙뉴스 / 채성오 기자]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