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암 환자 3명 중 2명이 영양불량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 환자의 영양불량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부작용 가능성을 높이는 등 치료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립암센터 위경애 임상영양실장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정효지 교수는 지난해 국립암센터 입원 환자 1만4천678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암 환자의 34.7%가 `심한 영양불량’, 30.1%가 `영양불량’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영양 상태가 양호한 환자는 10명중 3명에 불과했다.

심한 영양불량 상태는 이상체중 대비 몸무게가 80% 미만이거나 영양상태의 지표인 알부민과 총 림프구 숫자가 각각 ㎗당 2.8 미만, ㎣당 1200개 미만인 상태를 가리킨다.

국내 6대 암 가운데 간암과 폐암 환자의 영양불량 비율이 각각 87.3%, 71.1%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위암(70.3%), 자궁경부암(61.4%), 대장암(60.6%), 유방암(46.1%) 순이었다.

특히 황달 증세를 동반하는 간암은 메스꺼움과 복부 팽만이 심해져 식욕을 떨어뜨리고 영양을 악화시키다 결국 체중을 감소하게 한다.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의 체중이 평소보다 6% 이상 줄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항암제ㆍ방사선 치료의 부작용 가능성도 커져 재발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의 크기도 덜 줄어든다.

결국 암 환자의 20%는 영양실조로 인해 숨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선 `암환자를 잘 먹이는 것은 암세포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는 것’이라거나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등의 근거 없는 속설이 퍼져 있다.

위 실장은 "암환자의 영양관리를 환자 가족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과 일본에선 영양불량 상태의 암환자를 찾아내 적극적으로 영양을 공급해주고 있다"며 "적극적 영양관리는 항암치료 효과와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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