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재력가, 재산 형성 과정서 주변인들과 갈등 빚어

서울 강서구에서 지난 3일 발생한 수천억원대 재력가 송모(67)씨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용의자 얼굴이 선명하게 찍힌 CC(폐쇄회로)TV 영상을 6일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검은 티셔츠를 입은 용의자가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사건 발생 장소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상가 건물 4층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상에는 용의자 얼굴이 고스란히 찍혔으며 그는 건장한 체격에 나이는 40∼50대로 추정되고 있다.

또 다른 시각 촬영된 CCTV 영상에는 용의자가 재킷을 입고 검은색 모자,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4층에서 내려오는 장면도 포착됐다.

경찰은 또 용의자가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송씨를 뒤따라가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건물 내에는 CCTV가 2대 설치돼 있으며 경찰은 관련 영상을 모두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탐문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송씨의 사망 시각은 3일 오전 1시께로 추정된다.

주변 건물 관계자들은 "경찰이 어떤 남성의 얼굴을 보여주면서 걸음걸이가 특이하다며 이런 사람을 아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상가 건물의 한 관리인은 "오전 2시 10분께 평소와 다르게 상가 불이 다 꺼져 있었다"며 "범인이 들키지 않으려고 불을 끄고 나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송씨는 지난 3일 오전 3시 20분께 이 건물 3층 관리사무소에서 둔기로 10여 차례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건이 일어난 상가 건물을 비롯해 주변에 호텔과 사우나, 예식장 등을 소유한 수천억 원대의 자산가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송씨는 재산 형성 과정과 소유 건물을 임대하는 과정에서 주변인들과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송씨가 평소 원한관계에 있던 사람에게서 살해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송씨는 1∼2개월 전 오피스텔 매입 과정에서 입주자들을 일방적으로 쫓아낸 적이 있었고, 작년 8월 골프장을 사들일 때에도 입주자들과 마찰을 빚었다고 주변인들은 전했다.

송씨가 소유한 상가는 작년 5월부터 지하 리모델링 공사 중인데 그가 공사대금 2억여원을 내지 않아 공사업체가 소송까지 낸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 지인은 "송씨가 평소 다혈질인데다가 고집이 세고 무뚝뚝해 말 붙이기가 어려운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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