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면 머리 찧는 체벌받고 태권도장서 쓰러져..2주째 뇌사 상태

학생간의 학교 폭력이 아닌 담임의 체벌에 의해 쓰러진 고등학생이 2주째 의식불명에 빠져 생사를 헤메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는 7일 체벌로 인해 의식 불명 상태에 놓인 전남 순천 모 고등학교 3학년 송모(18) 군이 2주째 뇌사 상태에 빠져 가족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단 18일 순천의 모 고등학교에서는 담임 교사가 보충수업에 지각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실 벽에 머리를 찧게 했는데 특히 송군의 머리를 두 차례나 세게 밀었다는 학생들의 증언이 있었다.

담임 교사를 비롯한 해당 학교 측에서는 당시 체벌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사고 전날 송군이 구토를 호소하며 조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송군의 같은 반 친구들은 이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친구들은 체벌이 있던 전날 송군이 조퇴하지 않았으며 함께 하교했다고 전했다.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순천경찰서는 교사의 체벌과 송군의 의식불명이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원인 불명’이란 의학적 소견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사를 진행중인 경찰의 한 관계자는 “병원 측이 MRI를 촬영한 뒤 제출한 소견 상에는 '상세불명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증(콩팥기능 정지)'으로 기록돼 있다”며 “이것만으로는 체벌과 증상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려워 수사가 답보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송군의 어머니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남편 없이 혼자 식당일로 생계를 꾸리다 청천벽력같은 아들의 사고 소식에 일마저 포기한 채 병간호에 매달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누워 있는 송군의 진료비는 2천만원 중 약 6백여만원만 지급된 상황이다.

사건이 알려지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6일 “송군의 가족은 현재 막다른 골목에 있는 분들”이라며 “사고 원인 규명은 차후에 이뤄지더라도 송군을 치료하고 위로해 주는 긴급 지원은 필요한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전해 모금활동에 나섰다.

한편, 7일 오후 8시 55분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송군의 당시 상황 등을 포함한 취재 일기를 방송할 예정이다.

[중앙뉴스 /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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