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기자회견 “들을 수 있었지만 찌그러져 들렸다”

청각장애를 딛고 유명 교향곡을 작곡해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불렸던 한 일본인 작곡가의 작품들이 사실은 타인에 의한 대작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베토벤 사기극'으로 일본 사회에 충격과 파문을 던진 사무라고치 마모루(佐村河內守)가 7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무라고치 마모루(佐村河內守·50)는 7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짓말로 엄청난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앞서 장발이던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을 자르고 단정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을 연 마모루는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마모루는 청각 장애인이면서도 공전의 클래식 CD 판매량을 기록한 교향곡 등을 작곡해 '현대의 베토벤' '일본의 베토벤' 등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 그의 작품들이 오래전부터 '유령 작곡가'가 대작해온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엄청난 파문을 불렀다.

기자회견에서 마모루는 청각 장애에 대해 “3년 정도 전부터 들을 수 있는 일도 있었지만 음성이 찌그러져 대화를 들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그동안 수화 통역이 필요했던 것은 거짓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검사 결과에 따라 장애인 수첩은 반납했으며 장애연금을 받은 적은 없다”며 ‘감음성(感音性) 난청’이라고 기재된 신체장애자 진단서를 보도진에 공개했다.

[중앙뉴스 /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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