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위간부들 민간 금융사로 줄줄이 낙하산
금감원 고위간부들 민간 금융사로 줄줄이 낙하산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4.03.1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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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고위 간부들이 민간 금융기관의 감사, 사외이사 등으로 대거 이동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오는 3월 주주총회까지 금융사 사외 이사 또는 감사로 자리를 옮기는 전·현직 금감원 고위 간부만 10여명에 달한다.

이석우 금감원 감사실 국장은 대구은행 감사, 김성화 전 금감원 신용감독국장은 신한카드 감사, 전광수 전 금융감독국장과 이명수 전 기업공시국 팀장은 메리츠금융지주 사외이사, 양성웅 금감원 전 부원장보는 삼성카드 사외이사, 강영구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롯데손해보험 사외이사로 각각 영입될 예정이다.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은 김장호 전 금감원 부원장은 여신금융협회 부회장으로 내정됐고 저축은행중앙회와 손해보험협회 부회장에도 금감원 인사가 사실상 유력하다.

금감원에 재직 중인 이석우 국장이 곧바로 금융사 감사로 내려가는 것은 3년여 만에 처음이다.

금감원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자체 조직쇄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사에 감사 적임자를 내려 보내는 감사 추천제를 폐지한 바 있다.

공직자 윤리법에는 금감원 출신의 경우 퇴직한 날로부터 2년까지는, 퇴직하기 전 5년간 속했던 부서 업무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업무 연관성도 없는데다 대구은행에서 이석우 국장을 감사로 데려가겠다고 직접 요청한 상황이어서 규정상 문제 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출신 고위직의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대내외 집중적인 견제로 주춤하면서 금감원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낙하산은 그동안 어떤 형태로든 지속해 왔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모피아, 금융위원회, 금감원 출신 고위 간부 중 누가 오든 상관없다"면서 "금융사로서는 막강한 기관들을 상대로 방패막이 역할을 해줄 수 있으면 된다"고 전했다.

기존 금감원 출신 감사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최근 대규모 정보를 유출한 금융사의 감사가 모두 금감원 출신이기 때문이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카드에는 금감원 기획조정국장을 지낸 서문용채 감사가 2011년부터 재직 중이다.

롯데카드에는 금감원 상호금융국장 출신 조욱현 감사, 농협은행에는 금감원 상호금융국장 출신 이용찬 감사가 있다. 한국씨티은행에는 김종건 전 금감원 리스크검사지원국장이 감사위원으로 일하고 있고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에는 정기홍 전 금감원장보가 감사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다.

금감원이 낙하산을 대거 내려보내는 것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한 것이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3년여 동안 사실상 금융권에 재취업이 제한되면서 간부급 직원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연구위원이나 선임국장직 등 각종 직제 등으로 자리를 늘리고 있으나 이미 포화 상태다.

금융위도 금감원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

홍영만 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캠코 사장, 진웅섭 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이 정책금융공사 사장으로 최근 자리를 옮기는 등 금융위원회도 인사 적체로 제 몫 찾기에 바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달 말까지 고위직들의 금융사 이동이 마무리되면 내달 말께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건섭 부원장이 동양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났기 때문에 현재 이 자리가 공석이다. 6명의 보직국장도 연수를 위해 자리를 비워놓은 상태다.

권인원 부원장보도 외부로 자리를 옮긴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부원장보 자리도 많이 바뀔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들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서 금융사에 기여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업무 연관성이 있어 규정 위배 여지가 있다면 강력히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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