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아이’는 임병상 작가가 어린 시절 전쟁 속에서 겪었던 유괴, 성추행, 구타, 학대, 유기 등 차마 입에 담기 어렵고, 생각하기에도 끔찍한 체험을 6.25전쟁 발발 60년이 지난 지금 용기를 내어 발표하는 체험담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 스스로도 말하는 것처럼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전쟁의 참혹함과 비참함 그리고 비열함을 알지 못하는 전후 세대들에게 전쟁의 실상을 알려 평화가 왜 소중한지를 일깨워 주고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를 알려 주기 위하여 60년 동안 가슴에 꽁꽁 숨기고 있던 사연들을 털어놓고 있다.

작가는 <저자의 말>에서 “이 세상에 전쟁은 없어야 한다. 전쟁 속에서 어린이의 성추행, 학대 등 생명유린 더욱 없어야 한다. 나이 들어가고 세상을 알면서 입 열기조차 치욕스러움을 밝히는 것은 벌거벗은 알몸을 드러내 보이는 것 같은 부끄러움과 치부를 들어내 놓은 것 같은 곤혹스러움이 있지만,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가 너무도 깊고 크기 때문에 나로 인하여 참혹한 전쟁의 실상을 통하여 평화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어린이에 대한 학대와 성추행 그리고 유괴가 얼마나 큰 범죄인지를 알려 평화 속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한다.

<본문 일부>
왜 때리느냐 구요? 이유는 없다. 화가 풀어져야 한다. 화풀이 존재 그리고 난 후 그녀는 집 밖 외출 시에는 오줌 누는 탄피 통[요강]을 하나 두고 밖으로 문을 잠그고 나가서 온종일, 저녁 무렵 돌아옵니다. 탈출? 그 어린 나이에 오들오들 공포 속에 그런 생각은 할 수도 없고 돌아온 그녀에게 두들겨 맞고 그러다 그녀가 제힘에 지치면 한잠 자다가 잠깨어 눈을 뜨면, 차마 말하기도 어렵다. 내 입으로는 도저히 그때 그 아이는 무서운 공포, 여자가 죽였다 살리는 놀이기구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행위였는가? 그냥 상상으로 생각하십시오. 세상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그보다는 더 흉측하고 더럽고 끔찍한 짓이다.

<저자 소개>
1944년 강원도 출생 현 서울 거주 시인, 수필가이며, 한 때는 광고모델로도 활동하였다. 대장암에 걸렸으나 수술 후 불편한 몸이지만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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