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등기임원(사내이사) 4명이 지난해 평균 84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올해는 이들의 연봉이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지분 78.75%를 보유한 주주 264명(주식 총수 9천324만7천27주)이 참석한 가운데 제4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등기이사 보수한도액을 480억원으로 설정했다.

일반보수는 300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나머지 180억원은 장기성과보수로 종전보다 100억원 늘었다. 3년에 걸쳐 지급하는 장기성과급 지급률이 전년과 다르기 때문에 이같이 보수한도액이 늘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1∼2013년 등기이사 성과에 대한 보상을 2014∼2016년에 걸쳐서 50%, 25%, 25%씩 나눠 지급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실질적으로 이사 보수한도는 전년 수준이며 보상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한 뒤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집행한 등기이사 보수는 일반보수 280억원과 장기성과보수 59억원 등 총 339억원이다.

이 가운데 사외이사 5명에게 지급한 보수가 3억원을 차지한다.

즉 권 부회장,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사장, 이상훈 경원지원실 사장 등 사내이사 4명이 지난해 받은 평균 연봉은 84억원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올해 삼성전자가 등기이사 보수한도액을 모두 지급하고 사외이사에게 지난해와 같은 3억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사내 등기임원 한 명당 연봉은 평균 119억원이 된다. 지난해보다 76.8% 늘어나는 것.

연봉이 5억원이 넘는 등기이사들의 정확한 보수는 3월 말에 발표하는 분기보고서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 41분간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는 재무제표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안) 등 재무제표도 승인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28조6천900억원, 영업이익 36조7천8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권 부회장은 "재무구조는 연결기준 부채 비율 42.7%, 자기자본비율 70.1%로 세계 초우량 기업 수준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기말 배당금은 보통주 한 주당 1만3천800원, 우선주 1만3천850원으로 확정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500원을 중간배당했다.

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가 벌어들인 수익에 비해 배당금이 적다고 지적하자, 권 부회장은 연구개발 투자와 부품·세트 등 설비투자 등을 고려해 배당금을 책정했다고 해명했다.

권 부회장은 "경영진은 단기적인 배당보다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것이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배당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전략으로는 휴대전화·TV·메모리 등 주력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기술 리더십 강화로 절대 우위를 견지하고, 생활가전·네트워크·프린팅솔루션·시스템LSI·LED 등 육성사업은 기술개발과 사업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설비·제조·유통·마케팅 등에 대한 투자를 제품별, 지역별로 탄력적으로 집행해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위험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질을 확보하기로 했다.

부품과 세트, 서비스와 솔루션 등 다양한 가치체계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에코시스템 구축을 확대하고, 의료기기·기업 간 거래(B2B)·전자소재 개발 등 미래성장동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권 부회장은 말했다.

그는 "20년 전 세계화라는 격동기 속에서 삼성전자는 신경영 정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과감히 도전한 결과 오늘날 선두 자리에 우뚝 올라섰다"며 "절박함과 도전정신을 되새기며 초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세계 경제는 불확실한 요인이 지속되고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는 도전정신을 발판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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