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이 고객에게 할인이나 포인트 제공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전월실적을 산정하면서 할인받은 매출액 전체를 제외하는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 고객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업종별, 시간대별 할인 혜택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카드사들이 고객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상품설명을 자세히 살펴야 찾을 수 있는 방식으로 안내하고 있어 고객 유치에만 신경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외환카드의 2X알파 카드의 경우 전월 실적이 25만원 이상이면 커피 전문점 25~50% 할인, 주요 편의점 5~10% 할인, 통신비·인터넷 쇼핑 5~10%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외환카드측은 전월 실적 산정시에 할인받은 매출건의 이용액 전체를 제외하고 있다.

커피전문점과 편의점, 통신비 등 할인대상 항목에 30만원을 사용하고 식대 등 다른 분야에서 24만원을 결제할 경우 총 사용액이 54만원인데도 다음달에는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전월실적 30만원 이상시 금액에 따라 0.5~1.5%의 포인트를 제공하는 씨티은행의 리워드카드도 함정이 있다.

이 카드는 휴대전화 자동이체금액, 주유 및 교통비 사용액에는 4~5%의 특별적립을 해 주지만 적립된 결제건의 전체 금액은 전월 실적에서 제외한다. 또 외식·영화관 20%, 학원·병원 5% 등의 특별적립도 내세우지만 0.5~1.5%의 기본 적립을 포함해서 최대 적립 한도는 3만포인트(전월 200만원 이상 사용시)로 제한돼 있다.

하나SK카드의 클럽SK카드는 전월실적이 40만원 이상이면 SK텔레콤 요금 최대 1만5천원 할인, SK주유소 리터당 최대 150원 할인, LPG 충전소 리터당 최대 7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카드는 주유소나 충전소 이용액은 전월실적 산정시 제외된다.

신한큐브카드도 비슷하다. 전월실적 30만원 이상시 이동통신, 음식·주점, 백화점, 온라인몰, 학원 등 가운데 3가지를 선택해 5%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할인 서비스가 적용된 거래건의 전액은 전월 실적에서 제외된다.

우리카드의 우리V카드도 전월실적 30만원 이상 고객에 대해 대형마트, 백화점, 주유소, 병의원, 학원에 대해 5% 청구 할인을 해 주지만 할인 매출건은 역시 전월실적으로 산정하지 않는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타임카드는 직장인을 겨냥해 시간대별로 차등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월실적 30만원 이상이면 오전 6~9시에는 제과점·편의점에서 10% 할인, 낮 12~2시에는 음식점 10%·커피전문점 20% 할인, 오후 6~8시에는 음식점 5% 할인, 전국 백화점·대형할인점·인터넷쇼핑몰 5% 할인 등의 다양한 혜택이 있지만 전월 결제액이 30만원 이상 50만원 미만이면 최대 할인 한도가 1만원이다.

전월실적 제한이 없는 현대카드 제로, 삼성카드4의 경우도 매출건 별로 기본 0.7%에 결제금액, 업종별로 1.0~1.2%를 할인해 주지만 무이자할부나 세금납부의 경우 할인 대상이 아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혜택과 조건 등이 천차만별인 만큼 카드 상품의 특징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자신의 소비 패턴에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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