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위원장은 21일 기초선거 '무(無)공천'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나 선거 필패 우려를 이유로 재검토 주장도 수그러들지 않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우리의 결단은 예견된 고통을 감당키로 한 것으로, 약속의 정치를 실현하고 더 큰 승리를 위해 이 고지를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인천시당 창당대회에서도 "새누리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헌신짝 내팽기치듯 하며 거짓말 정치, 낡은 정치, 구태정치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국민 뜻을 받들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내에 이견과 반론이 있지만 민주당의 일관된 입장은 정치적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 새정치의 출발이고 신뢰정치의 근본"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 본부장은 다만 기초의원 비례대표 공천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한 바가 없다"면서도 "기초 비례대표 제도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전략적 배려로 활용해온 게 사실인만큼 검토할 여지가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지낸 민병두 의원도 트위터 글에서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결코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다"며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 이행을 주장했다.

안 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지만 서로 어려움을 나눠서 짊어지고 가기로 이미 약속했던 사안"이라고 재고 여지가 없음을 내비쳤다.

안 위원장은 인천시당 창당대회에서 "우리가 먼저 약속을 지킬 때 정부여당의 잘못된 국정운영을 바로 잡을 수 있다"며 "지금은 손해 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민은 약속을 어기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력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재선의 김현미 의원은 "일단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창당 절차를 마친 뒤 기초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 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상당수 의원들이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의총 직후 열린 중앙위원회에서도 현직 구청장과 지역위원장 일부가 "약속 이행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는 난리가 났다"며 무공천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중앙위 의장을 맡은 정균환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실제 공천한 만큼의 효과가 나는 최선의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 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그의 원내대표 시절 원내부대표를 지낸 의원 20여명이 모인 만찬 회동에서도 "우리만 공천하지 않으면 억울할 수 있다", "전멸할 수 있다"며 재검토 주장이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의 한 핵심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초공천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히며 "무공천은 현역들한테만 유리한 구조로, 신진정치세력의 정치 입문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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