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 아시아나 주총 앞두고 선제공격 나서
  "의도적 흠집내기, '형제의 난' 2라운드

금호가(家) 오너 형제의 난 2라운드가 불붙고 있는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형제간 갈등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금호아시아나가 박찬구 금호석유 회장 측근을 고소한 데 이어 이달에는 금호석유측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선제공격에 나섰다.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는 27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아시아나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 대표이사 선임 이슈를 가지고 날 선 공방을 치르고 있다며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금호석화 측을 비난하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안기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은 채권단과 협의하에 진행됐다"며 "매도매수자간 회계, 법률 등의 자문을 거친 진성매각으로 금호석유의 문제제기는 안타깝고 답답하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이는 전일 금호석유가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 선임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4.9%)을 매각하는 총수익맞교환(TRS·Total Return Swap) 거래방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그룹 측은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채권단 요청에 따라 책임경영을 이행하려는 것”이라며 “박 회장이 그룹 모회사인 금호산업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만큼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를 맡는 것은 타당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주주총회가 열리지도 않았는데 언론을 통해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경영활동을 방해하는 의도적인 흠집 내기”라며 “금호석화는 작년 3월 아시아나 주총 전에도 사내이사 후보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반대하다 정작 주총에는 불참한 선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룹은 27일 열릴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박삼구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에 관해 금호석유(011780)(87,600원 300 +0.34%)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매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아시아나항공에 ‘금호산업의 의결권 행사 금지 및 TRS 거래 관련자료 일체 열람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이에 응하지 않고 주주총회에서 금호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면 법적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삼구 회장의 이사 선임에도 반대하고 있다.

금호석화 측은 “박삼구 회장은 2009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당시에도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지원하도록 했고, 작년 10월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CP 출자 전환때도 시가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출자전환하도록 주도했다”며 “이번 TRS 거래에서도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등기이사 선임은 앞으로 계속 아시아나항공이 손실을 감수하면서 희생할 것을 강요하게 될 것이므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호아시아나는 지난달 박찬구 금호석유 회장의 운전기사인 부장 A씨와 보안용역직원 B씨에 대한 고소장을 종로경찰서에 접수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회장 비서실 자료의 외부에 유출에 대해 자체조사한 결과 회장실 보안용역직원인 B씨가 비서실 자료를 몰래 빼낸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주한 A씨도 같이 '방실침입 및 배임수·증재죄'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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