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피해자에게 역대 최고 위자료가 인정


1980년대 간첩 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피해자에게 역대 최고 위자료가 인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김정인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5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1980년 이른바 ‘진도 간첩단 사건’으로 기소됐다. 남파 간첩을 따라 북한에 다녀와 간첩 행위를 한 혐의였다. 그는 1981년 사형이 확정됐고 4년 뒤 형이 집행됐다.

김씨는 부인 한모(71)씨 노력으로 2011년 재심에서 누명을 벗었다. 유족의 손배소송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김씨 본인의 위자료를 25억원으로 정하고, 이미 지급된 형사보상금 3억5천여만원을 제외한 21억4천여만원을 실제 지급토록 했다. 시국사건 피해자의 위자료 가운데 역대 최고액이다.

재판부는 김씨 외에도 부인에게 7억5천만원, 모친에게 4억5천만원, 자녀 5명에게 각 3억원 등의 위자료를 인정했다. 김씨 본인에 대한 위자료는 상속 관계에 따라 유족에게 분배된다.

재판부는 “원심이 인정한 위자료 액수가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심 법원이 가지는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할 정도로 과다한 것이라고 할 수 없는것을 판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와 함께 기소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가까이 수감된 석달윤(80)씨도 법원에서 위자료 25억원을 인정받았다. 다만 형사보상금을 빼고 지급된 위자료는 14억4천여만원이었다.

[중앙뉴스/박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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