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꿈꾸는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미국이나 중국처럼 크고 강한 나라입니까? 경제력이나 군사력을 가지고 전 세계를 압도하는 오바마의 나라 또는 시진핑의 나라가 되겠다는 겁니까? 아닙니다. 땅도 좁고 인구도 1억이 안 되는 한반도는 세계를 힘으로 다스리기 위하여 존재하는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우선 일본 열도를 점령하고 중국 땅으로 치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어리석은 꿈을 가진 한국인은 없습니다.

한국인의 꿈은 5천년 전부터 ‘홍익인간’입니다. 요새 말로 바꾸면 ‘세계평화’입니다. 이태백이 “사람 사는 세상은 아니로구나”(別有天地非人間)라고 격찬한 ‘무릉도원(武陵桃源)’도 아니고 스페인 사람들이 아마존 강가에 있다고 믿었던 ‘황금의 도시’ Eldorado도 아닙니다. 한반도의 희망은 영국의 정치가 토마스 모어가 꿈꾸던 어정쩡한 Utopia가 아닙니다. 우리는 철학자 이마뉴엘 칸트가 그리던 ‘영구적 평화’가 보장되는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해방과 동시에 이 땅에 들어 닥친 미국과 소련은 일본군의 무장해제에는 성공했지만 한반도를 세계평화의 ‘꽃동산’으로 가꾸는 일에는 실패하고 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계평화’는 우리들의 과제요 우리들의 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즈덴 선언’(Dresden Doctrine)은 그것이 한국인의 꿈으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인의 마음에 경종을 울리며 동시에 희망을 줍니다.

북의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 당장에는 불가능하게 보이지만 그것은 미국의 신학자 라인 홀드 니버(Rheinhold Niebuhr)가 말한 ‘불가능한 가능성’(impossible possibility)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레즈덴 선언’은 세계평화를 향한 한국인의 ‘출발신호’라고 나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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