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우리 측에 나포됐다가 북송된 북한 어선이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의도적으로 침범한 것으로 우리 관계당국은 분석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6일 "3월27일 저녁 서해 NLL을 침범했다가 나포된 북한 어선에는 항해용 나침반과 그물 등 어구가 일부 있었지만 조업용이라고 할 수 없는 상태의 그물이었다"면서 "심지어는 물고기를 잡은 흔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당시 해상 날씨는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90여m로 아주 나빴다"면서 "그런데도 북한 어선은 오후 늦게 NLL 쪽으로 다가왔고 오후 5시26분께 NLL을 침범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어선은 NLL 이북으로 돌아가라는 우리 함정의 경고방송에 대해 "돌아가가겠다"는 의사만 표시한 채 북상하지 않고 NLL 이남 해상에 계속 머물다가 남측 함정에 나포됐다.

나포 당시 북한 선원들은 횃불과 몽둥이를 들고 조직적으로 저항하기도 했다.

우리 군은 나포 당시 북한 선원들의 귀순 의사가 없었고 어선의 엔진도 고장이 난 상태였기 때문에 단순 침범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소식통은 그러나 "북한 어선이 NLL을 침범한 시각 이례적으로 북한 함정 10여 척이 NLL 이북 해상에서 대기 중이었다"면서 "북한 어선의 NLL 침범 상황과 그 이후의 북한의 도발·위협 행위가 서로 연관되어 있는 등 의도적인 침범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어선이 북측으로 복귀한 뒤 28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을 통해 "남측이 폭행하고 귀순을 강요했다"고 주장했고, 선원들도 다음 날 평양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참모부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같은 달 31일에는 NLL 북쪽에 7곳의 해상사격구역을 설정해 백령도 북방 NLL 이남 수역으로 100여 발을 발사했고, 지난 4일에는 북한 군인들이 서해 최전방지역에서 '나포 복수' 결의모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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