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공천 선언 불구, 후보지분 다툼 치열할 듯

무(無)공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새정치민주연합이 11일 '무지개 선거대책위'를 출범시키고 개혁공천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는 등 총력 선거체제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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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단합을 강조함으로써 무공천 결정 번복의 후유증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공천을 놓고는 옛 민주당 출신과 안철수 대표 측 간의 '지분 다툼'이 예상돼 시작부터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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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다시 당 전면에…결속 통한 승리 일궈낼까
새정치연합은 이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대선주자로 나섰던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김두관 상임고문이 참여하는 선대위를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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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각 계파별 보스격인 7명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당 일선에서 물러났던 문 의원은 선대위를 통해 당의 전면에 나섰다.
7명의 공동선대위원장들은 한 목소리로 당의 화합을 주장했지만 강조점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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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는 "선거의 승패가 개혁공천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며 개혁공천을 강조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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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도 "기초공천 과정에서 정치권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개혁공천, 공천 혁신을 실천하는게 당면 과제"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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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원은 "선거의 목표는 박근혜 정권의 불통과 독선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에 각을 세운 뒤 "어려운 곳, 낮은 곳에 가서 일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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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고문은 "링컨 대통령은 정적과 경쟁자로 내각을 꾸려서 남북전쟁에서 승리했다.
우리도 이런 라이벌 정신으로 뭉쳤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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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의원은 "국민과 당원의 뜻을 물어본 만큼 이제 같은 문제를 꺼내서는 안 된다.
바른 공천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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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고문은 스스로 '무지개선대위'라고 명명하며
"균형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선거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위원장들은 손을 맞잡고 '파이팅 포즈'를 취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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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학규 상임고문이 지난달 26일 창당대회에 이어 이날 첫 회의에도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 일각에선 뭔가 불만을 표출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장들의 의전을 놓고도 각 계파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발언 순서와 자리 배치 등이 논란이 되면서
회의장에는 이례적으로 각자의 자리마다 이름표가 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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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공천 한 목소리…계산은 각각 
새정치연합은 개혁공천을 통해 퇴색된 새정치를 실현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안 대표는 선대위 회의에서 "아무리 선수높은 의원이라도 국민이 보기에 합당하지 못하면 추천해서는 안 된다"며 "기초공천 논란은 덮고 강력한 개혁 혁신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그동안 공천 과정에 만연한 '줄 세우기'나 '비리 눈감기' 등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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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는 특히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는 호남지역의 경우 다른 곳보다 인적 쇄신 의지를 더 강하게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호남지역의 경우 30% 현역 물갈이설이 나돌고 있다.

노웅래 공천관리위원장은 당장 10일 저녁 긴급 시·도당 위원장 회의를 소집,
기초선거 공천에 따른 가이드라인과 개혁 공천에 대한 지도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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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참석한 시·도당 위원장들도 대체로 공천 혁명을 실천해 새 정치 정신에 맞는 최적·최강의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실에서 민주당 출신과 안 대표측간 이해관계가 맞서면서 시작부터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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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공천은 시도당으로 넘길 계획이다.

하지만 공천작업을 총괄할 시도당 위원장을 민주당계와 안 대표 측 인사가 1명씩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도록 하면서 전북 등 일부 지역에선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일부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양측간 후보공천 지분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후보 공천룰에 이어 '2차 룰의 전쟁'도 예고되고 있다.

물갈이 대상 기초단체장들의 반발도 문제다.

한 지역 위원장은 "물갈이 필요성은 찬성하지만 중앙당이 일괄적으로 기준을 정해서 적용하다 보면 무리수가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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