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조류에 의해 배 안에 있던 시신들 흘러 나와


[중앙뉴스=윤지현 기자] 전남 진도에서 침몰한 여객선의 승무원들이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탈출 준비를 지시받은 후에도 "선실이 더 안전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을 하고 정작 선장 등은 '나홀로' 탈출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 17일 자신의 아들이 살아았다고 문자를 보냈다며 통곡을 하는 한 어머니 모습.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제주 VTS와 세월호의 초단파무선통신(VHS) 교신 내용과 조타수 오모(58)씨에 따르면 세월호가 제주 VTS에 최초로 사고상황을 알린 것은 16일 오전 8시55분.

선체가 왼쪽으로 기우는 것을 느끼고 선장 이준석(69) 씨와 함께 조타실로 달려가 배의 균형을 잡으려고 시도한 지 20여 분 지난 뒤였다.

이 선장이 조타실의 배수펌프를 작동해 배의 균형을 잡는 '힐링' 작업을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오씨는 "배가 이미 60도 이상 기운 상태라 힐링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선장이 재차 힐링을 지시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만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는 첫 교신 직후 다시 제주 VTS에 "선체가 좌현으로 많이 기울었고, 이동할 수 없다"며 VTS에 위급상황을 알렸다.

5분이 지난 뒤 제주 VTS는 "인명들(사람들) 구명조끼 착용하시고 퇴선할지 모르니 준비해주세요"라고 알렸다.

이 선장은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고 기다릴 것을 주문하는 1차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오씨는 선장의 퇴선명령이 다른 승무원이나 승객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생존한 기관원 박모 씨는 오전 9시께 기관장의 탈출 지시에 따라 기관실에서 올라온 뒤 탈출했다고 진술했지만 일부 승무원들은 계속해서 '이동하지 말고 안전한 객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을 수차례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내방송만 믿고 있던 승객들은 결국 탈출할 기회를 놓쳐 배에 갖혀 버리고 말았다.

결국 18일 새벽 한 구조대원은 바다 조류에 의해 배 안에 있던 시신들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현 서해지방 해양경찰청장은 17일 "선장이 첫 구조선에 탔는지는 수사 중에 있다"면서 "적절하게 조처를 취했는지는 추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선장 이씨가 위급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승객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선원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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