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고비 만날 듯"

▲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일인 3일 오전 오세훈 시장과 나경원 의원은 각각 `승리'를 자신하며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오 시장측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구호를 내걸고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고, 나 의원측은 `바꿔야 이깁니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단일화 바람 확산에 주력했다.   특히 양측은 "내가 본선 후보"라며 각각 승리를 자신하는 등 치열한 신경전도 이어갔다. 전날 종료된 일반 서울시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제각각 예측하면서 경선 현장 표심 점검에 공을 들였다.   

6.2 지방선거를 겨냥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오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탄생한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전은 당초 4자대결 구도였지만 나경원 후보로의 단일화에 따른 원희룡 후보의 하차로 3파전으로 치러진다. 기호 1번 김충환, 기호 3번 오세훈, 기호 4번 나경원 후보가 그 주인공들이다.

대의원과 당원, 일반국민 등 9천여 명에 이르는 선거인단의 현장 투표가 80% 반영되고 여론조사 결과가 20% 반영된다.

이날 확정되는 서울시장 후보는 한나라당의 간판으로서 일찌감치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문수 지사와 함께 여당인 한나라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두에 서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게 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하면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의원의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오세훈 시장이 나 의원을 상당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오세훈 시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경선의 최종 목표는 압도적 본선승리"라며 "경선은 승리를 향한 출정의 장이자, 아름답고 치열한 단합의 장이 돼야 한다"고 본선 승리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지방선거는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에 '오세훈 심판론'까지 곁들어지면 더 힘들어진다면서 "바꿔야 이긴다는 확신 속에서 나경원을 택해 주실 것"이라고 막판 대역전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누가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되든 한명숙 고비를 넘어야 한다.

현재 민주당은 TV토론이나 경선방식 등에 대한 후보간 이견 때문에 경선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 전 총리가 서울시장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각종 여론조사상 오세훈 시장과 한 전 총리의 양자대결 구도에서 오 시장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조선일보-한국갤럽의 24일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이 48.5%로 한 전 총리(36.6%)를 11.9%p 앞선 것으로 나온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는 6%p로 좁혀졌다.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여당인 김민석 후보가 야당이던 이명박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15%p 이상 이기다가 최종적으로 졌다.

이런 과거 사례를 꺼내지 않더라도 지금 오 시장의 우세가 그대로 최종 투표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 시장의 경우가 이런 만큼 한 전 총리에게 뒤지는 나경원 의원은 말할 나위도 없다.

당 관계자들도 이날 오후 5시40분께 발표될 개표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보다 양측의 움직임을 숨죽여 지켜봤다.

한나라당이 서울시 선거판세를 백중경합이나 백중열세로 자가진단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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