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의원 “서비스센터 ‘근로자영자’ 변종계약 확인”

[중앙뉴스 김영욱 기자] “한 주에 70시간을 넘게 일하고 있다. 콜이 정신없이 떨어지는 바람에 매번 달리는 차 안에서 도둑처럼 식사를 해야 했다. 이번 달은 고작 이틀 쉬었다. 친구들도 만나기 싫었다. 그냥 쉬고 싶었다. 노동절에도 당연하게 근무해야 하니 ‘어쩌면 나는 노동자가 아닐지도 몰라’ 하는 의심이 들었다. 팀장이 휴가는 달랑 여름휴가 4일이라고 했다.”

“시간외수당을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는데, 센터에서는 내 월급에서 퇴직금이랍시고 떼어가고, 회사가 내야 할 4대 보험료도 내 월급에서 떼어가고, 고객 민원 들어왔다고 10만원 떼어가고, 지각했다고 1만원 떼어가고, 영업 못했다고 5만원 떼어가고, 본사에서 검수불량 걸렸다고 30만원 떼어가고, TV 수신 품질 떨어진다고 3만원 떼어가고, 고객 신청서 수거 못 해 왔다고 10만원 넘게 떼어가고, 고객이 해지한 장비 못 찾아왔다고 10만원 떼어가고, 개통했다가 얼마 안 돼서 장애 발생했다고 10만원 떼어가고, 떼어가고, 떼어가고… 어느새 신입 기사인 내 월급은 마이너스가 됐다. 눈물이 났다. 이번 달엔 휴대폰요금이랑 기름값 해서 45만원 나왔다. 카드빚이 또 늘었다. 너무 지친다.”

▲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26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고객센터가 불법‧탈법적 행위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임금을 착취하고 있다며 관련 자료들을 공개했다.     © 은수미 의원실 제공


최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고객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노조를 결성한 가운데 이같이 각종 임금 착취 및 불법 실태의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어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전국에 각각 91개와 70개의 고객센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을 SK브로드밴드는 ‘행복센터’, LG유플러스는 ‘고객센터’ 각각 명명하면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는 두 기업과 1~2년에 한 번씩 도급 계약을 맺는 하청업체들이 운영한다. 원청과 하청 사이에 2~3개 센터를 동시 운영하는 ‘중간업체’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26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고객센터가 불법‧탈법적 행위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임금을 착취하고 있다며 관련 자료들을 공개했다.

은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퇴직금 감량을 위해 휴일당직비 전이 ▲이중 급여 ▲건강보험료 착복 사례 등 이다.

은 의원실 측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전주지역 행복센터는 연장‧휴일 근로 수당을 할증분이라는 명목의 사업소득으로 신고, 퇴직금을 줄이는 편법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천 부평센터에서는 기본급은 해당센터에서 급여 명목으로 주고, 각종 인센티브는 다른 법인에서 지급, 4대보험의 사업자부담분을 줄이는 탈세 꼼수를 부린 정황이 드러났다.

LG유플러스 강북센터의 경우는 건강보험료를 착취하는 한편 정상적으로 지급받아야할 차량지원비를 상품권으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 의원은 “SK브로드밴드의 경우 본사가 시행하는 매월 프로모션에 따라서 협력업체 행복기사들은 패널티에 따른 차감의 압력 때문에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에도 출근을 강요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LG유플러스 일부 센터의 경우에는 신입사원들에게 ‘개인적인 사정’에 의하여 ‘4대 보험 미가입과 사업소득세 공제를 희망’한다는 확약서를 강제로 받고 있다. 이들 신입사원들의 근로계약서 존재 여부를 확인해봐야 하지만, 확약서에 ‘입사 시부터 퇴사시까지’ 또는 ‘4대 보험 및 노동관계법령을 적용하여야 할 사정이 발생하였을 경우~‘’ 등이 명시된 것으로 추측하건데, 이들을 종속적인 근로자 지위에 두면서도 4대 보험 및 노동법상 책임을 회피하는 형태로 노동을 착취해왔음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 의원은 “통신 대기업 고객센터의 불법적인 임금 착취 실태가 한도 없이 수집되고 있다”며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용노동부가 수시감독을 약속한 만큼 조속히 실시, 각종 불법실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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