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오후 2시부터 총 10여분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북한군이 오늘 오후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NLL 북쪽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했다"면서 "해안포 50여발을 사전에 통보한 (NLL 북쪽) 해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황해도 해안지역에 배치된 130mm(사거리 27km) 및 76.2mm(사거리 12㎞) 해안포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지만 NLL 이남에 떨어진 포탄은 없었다.

북한군의 사격은 이날 오후 2시부터 5분간 백령도 동방 해상으로, 오후 2시5분부터 5분간 연평도 서북방 해상으로 총 10여분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은 NLL 북쪽 3㎞ 지점에 떨어졌다"며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NLL에 떨어진 포탄 수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날 해상사격은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한이 국방위 대변인 성명까지 내면서 비난한 직후 실시돼 무력시위성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군은 북한이 쏜 포탄이 백령도와 연평도에 떨어질 것에 대비해 F-15K 등 공대공 및 지대공 미사일을 탑재한 전투기 4대를 긴급 출격시켰다. 유도탄고속함과 호위함, 구축함(KDX-Ⅰ) 등 해군 함정도 인근 해역에서 대기 중이었다.

군 관계자는 "오늘 북한군의 해상사격훈련은 일단 종료된 것으로 추정되나 대비태세는 유지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북한군의 해안포 동향과 증원될 수 있는 포병부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군의 NLL 인근 해상사격에 대해 훈련의 일환일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하고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떠보기 위한 행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군 서남전선사령부는 이날 오전 8시52분께 우리 해군 2함대사령부로 서해 군통신선을 통해 전통문을 보내 NLL 인근 해상에서 이날 중 사격훈련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알려왔다.

북측은 자신들의 정상적인 사격훈련 계획에 따라 백령도 동방인 월내도 지역과 연평도 서북방인 무도 지역 등 NLL 이북 해상 2곳으로 사격을 한다고 통보해왔다.

군 당국은 북한이 통보한 사격훈련 지역이 NLL 이북이기는 하나 주민과 선박의 안전을 고려해 사격훈련 구역 인근으로의 접근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 주민들을 한때 긴급 대피시켰다.

군 당국은 또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위기조치반을 가동했고 대비태세도 격상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에도 우리측에 NLL 인근 7곳의 북측 해상으로 사격훈련을 한다고 통보했고 당일 낮부터 실제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북한이 발사한 500여발의 포탄 중 100여발이 NLL 이남에 떨어졌고 이에 우리 군은 NLL 인근 북측 해상으로 300여발의 대응사격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해상사격 훈련과 관련, "북한이 사격을 해 그 포탄이 NLL 이남으로 떨어지면 원칙에 따라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만약 북한이 지난달처럼 NLL 이남 우리 수역으로 사격할 경우에는 도발 행위로 간주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이 NLL 이남 해역에 떨어지면 낙탄량의 2∼3배로 NLL 북측 해상을 향해 대응사격을 할 방침이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