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B·LG유플러스 등 ‘갑(甲)’ 횡포 어디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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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불법 보조금’ 논란… 이통사 신경전 가열
단독으로 영업중인 KT가 이례적인 속도로 가입자를 늘리면서 또 다시 ‘불법보조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통신사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면서 2주 뒤 영업정지가 마무리되면 또 다시 과열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KT는 지난달 27일부터 단독 영업을 시작해 이달 2일까지 6일간 9만391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다.
하루 평균 약 1만5000명이 KT로 옮겨온 셈인데, 이는 앞서 단독 영업을 했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두 배 수준이다.
KT는 합법적인 ‘공짜폰’으로 가입자를 모았다며 전용 단말기 출고가를 50% 이상 낮추고 출시된지 20개월이 지나 규제 대상이 아닌 단말기에 보조금을 추가 지급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경쟁사들은 저가폰은 눈가림에 불과하다며 KT의 ‘불법보조금’ 의혹을 제기했다.
경쟁사 한 관계자는 “실제 저가폰을 선택하는 가입자는 20%에 불과하며 대다수 가입자는 ‘불법보조금’이 실린 최신 단말기를 받고 KT로 옮겨탔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일 KT 서초사옥을 방문해 실태조사를 벌였으나 KT는 시장점유율 30% 회복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을 기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경쟁사들도 오는 20일 영업정지가 마무리되면 맞대응에 나설 전망이어서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KB·LGU+, 비정규직 임금착취 내막은
“한 주에 70시간을 넘게 일하고 있다. 콜이 정신없이 떨어지는 바람에 매번 달리는 차 안에서 도둑처럼 식사를 해야 했다. 이번 달은 고작 이틀 쉬었다. 친구들도 만나기 싫었다. 그냥 쉬고 싶었다. 노동절에도 당연하게 근무해야 하니 ‘어쩌면 나는 노동자가 아닐지도 몰라’ 하는 의심이 들었다. 팀장이 휴가는 달랑 여름휴가 4일이라고 했다.”
“시간외수당을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는데, 센터에서는 내 월급에서 퇴직금이랍시고 떼어가고, 회사가 내야 할 4대 보험료도 내 월급에서 떼어가고, 고객 민원 들어왔다고 10만원 떼어가고, 지각했다고 1만원 떼어가고, 영업 못했다고 5만원 떼어가고, 본사에서 검수불량 걸렸다고 30만원 떼어가고, TV 수신 품질 떨어진다고 3만원 떼어가고, 고객 신청서 수거 못 해 왔다고 10만원 넘게 떼어가고, 고객이 해지한 장비 못 찾아왔다고 10만원 떼어가고, 개통했다가 얼마 안 돼서 장애 발생했다고 10만원 떼어가고, 떼어가고, 떼어가고… 어느새 신입 기사인 내 월급은 마이너스가 됐다. 눈물이 났다. 이번 달엔 휴대폰요금이랑 기름값 해서 45만원 나왔다. 카드빚이 또 늘었다. 너무 지친다.”
최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고객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이기지 못하고 노조를 결성한 가운데 이같이 각종 임금 착취 및 불법 실태의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어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전국에 각각 91개와 70개의 고객센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을 SK브로드밴드는 ‘행복센터’, LG유플러스는 ‘고객센터’ 각각 명명하면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는 두 기업과 1~2년에 한 번씩 도급 계약을 맺는 하청업체들이 운영한다. 원청과 하청 사이에 2~3개 센터를 동시 운영하는 ‘중간업체’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26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고객센터가 불법‧탈법적 행위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임금을 착취하고 있다며 관련 자료들을 공개했다.
은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퇴직금 감량을 위해 휴일당직비 전이 ▲이중 급여 ▲건강보험료 착복 사례 등 이다.
은 의원실 측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전주지역 행복센터는 연장‧휴일 근로 수당을 할증분이라는 명목의 사업소득으로 신고, 퇴직금을 줄이는 편법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천 부평센터에서는 기본급은 해당센터에서 급여 명목으로 주고, 각종 인센티브는 다른 법인에서 지급, 4대보험의 사업자부담분을 줄이는 탈세 꼼수를 부린 정황이 드러났다.
LG유플러스 강북센터의 경우는 건강보험료를 착취하는 한편 정상적으로 지급받아야할 차량지원비를 상품권으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 의원은 “SK브로드밴드의 경우 본사가 시행하는 매월 프로모션에 따라서 협력업체 행복기사들은 패널티에 따른 차감의 압력 때문에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에도 출근을 강요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LG유플러스 일부 센터의 경우에는 신입사원들에게 ‘개인적인 사정’에 의하여 ‘4대 보험 미가입과 사업소득세 공제를 희망’한다는 확약서를 강제로 받고 있다. 이들 신입사원들의 근로계약서 존재 여부를 확인해봐야 하지만, 확약서에 ‘입사 시부터 퇴사시까지’ 또는 ‘4대 보험 및 노동관계법령을 적용하여야 할 사정이 발생하였을 경우~‘’ 등이 명시된 것으로 추측하건데, 이들을 종속적인 근로자 지위에 두면서도 4대 보험 및 노동법상 책임을 회피하는 형태로 노동을 착취해왔음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 의원은 “통신 대기업 고객센터의 불법적인 임금 착취 실태가 한도 없이 수집되고 있다”며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용노동부가 수시감독을 약속한 만큼 조속히 실시, 각종 불법실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 팬택과 ‘갑을 논란’ 휩싸이나
LG유플러스가 ‘갑을 논란’에 휩싸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을지로위)가 최근 논란이 된 팬택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 인하 문제와 관련해 ‘갑을 문제’ 의혹을 제기하고 진상조사에 나선 것.
을지로위는 “이통사 영업정지 기간에 LG유플러스와 팬택 간 벌어진 단말기 출고가 인하 갈등이 혹시 팬택의 열악한 처지를 악용한 통신사의 횡포가 아닌지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지난 1일 밝혔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단독영업 중이던 지난달 18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팬택 구하기’ 차원에서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95만4800원에서 59만9500원으로 35만5300원 인하해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합의 없는 ‘일방통보’라는 팬택의 반발을 사면서 지난달 24일 판매를 중단했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는 베가 시크릿업의 가격 인하폭인 35만원 상당의 불법 보조금을 뿌렸다는 논란도 불거졌다.
을지로위는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하면 LG유플러스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에 대해 팬택은 사전 동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만일 단말기 출고가를 인하할 경우 기존 가격으로 이미 출시한 단말기 차액을 전액 팬택이 부담해야 하는데 워크아웃 위기에 놓인 팬택은 유동성이 부족해 지불 여력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를 LG유플러스가 알고도 출고가 인하를 진행했다면 제조사의 어려운 처지를 악용한 것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팬택은 일부 대기업 주도의 단말기 시장에서 작지만 강한 경쟁자로 존재해 소비자 선택권 차원에서도 필요한 기업”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제기되는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통신 시장의 또 다른 갑을문제가 되지 않도록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도 최근 성명서를 통해 “LG유플러스의 출고가 인하 논란은 변칙적 불법 보조금 지급이며 가입자만 뺏으면 된다는 이동통신사의 시장교란 형태”라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조사를 촉구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번 LG유플러스의 출고가 인하 논란은 변칙적인 불법 보조금 지급을 불사하고서라도 가입자만 뺏으면 된다는 시장교란 행태와 유명무실한 규제시스템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통사가 제조사의 단말기 가격결정에 개입하고, 팬택의 경영난을 악용했다”며 “이 사태를 방치할 경우 '서비스와 단말기 분리'를 통한 단통법 제정취지가 퇴색되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으로 남겨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방통위는 LG유플러스의 불법행위 논란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강력하게 제재해야 한다”며 “불법 보조금 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조기 경보 및 적극적 억제 시스템을 구축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팬택은 6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재무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지난 3월초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7년 4월부터 4년 8개월간 워크아웃을 거쳤던 팬택은 두 번째 워크아웃을 맞았다.
SKB의 황당한 어린이날 편지
SK브로드밴드는 휴일인 지난 5일 어린이날에도 근무하는 하청업체 직원 자녀들에게 편지와 상품권을 동봉한 ‘어린이날 편지’를 발송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최근 하청업체 직원의 자녀 앞으로 “이렇게 좋은 날(어린이날)에도 아빠가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건 아빠가 세계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서랍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지난 4일 보냈다.
그러나 정작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은 휴일 수당도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
또 편지에서 ‘아빠가 다니는 회사’라고 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하청업체 직원인 인터넷 설치기사에 대해 불법파견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욱 기자
brod77@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