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 증세로 심폐소생술… 스텐트 삽입 시술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 중앙뉴스

[중앙뉴스=김영욱 기자]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이 호흡곤란과 심장마비 증세를 일으켜 병원에서 응급 심장시술을 받았다.

11일 의료계와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10일 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밤 11시께 인근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도착 직후 심장마비가 발생해 응급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응급조치로 심장기능을 회복한 이 회장은 이어 11일 새벽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심장 관련 시술을 받고 현재 입원 중이다.

이 회장은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기관지 삽관을 한 상태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회장은 순천향대학병원에서 급성 심근경색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며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기자마자 심장 시술을 받았다.

이 회장이 받은 시술은 '스텐트(stent) 삽입 시술'로, 일반적으로 심근경색환자에게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기 위해 행하는 혈관 확장술이다.

삼성서울병원의료진은 심장마비 시간에 대해 "순천향대병원에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성공적으로 잘해줘 심장기능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현재 시술 후 안정된 상태로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사전에 심근경색 발생 징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징후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1990년대 말 폐 수술을 받은 이후 줄곧 폐를 비롯한 호흡기가 좋지 않았으나 심근경색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서울병원의료진은 예상되는 후유증에 대해 "아직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초기 응급 치료를 매우 잘했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한 관련 시술도 성공적이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얼마나 병원에 입원해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또 향후 정상적으로 집무 수행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응급조치와 시술이 잘 끝나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뇌 손상 여부에 대해서도 "초기 조치를 적절하고 신속하게 잘했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의료진은 말했다.

이 회장은 심장기능이 호전돼 현재 약물 및 수액 투입 등 보전적 치료를 하는 상태다.

또 심장과 폐 기능이 저하돼 시술 중인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는 경과가 좋아져서 곧 뗄 예정이라고 의료진은 전했다.

앞서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10일 밤 11시께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자택에서 가까운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로 이동했고 응급실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나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다"면서 "이어 11일 새벽 심장기능 상태가 호전돼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했고,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단돼 관련 심장 시술 후 안정된 상태로 현재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순천향대학병원에 입원할 당시에는 자가 호흡에 문제가 있어 기관지 삽관을 했으며, 현재는 안정을 되찾아 호흡에 큰 문제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심폐소생술과 심장시술을 받은 점 등에 비춰 향후 상태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응급조치와 시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수뇌부가 삼성서울병원에 결집하는 등 삼성그룹이 초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해외출장을 떠났다가 이날 귀국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와 이 회장 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작년 8월 감기가 폐렴 증상으로 발전하면서 열흘 정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으며 건강악화설이 돌았으나 퇴원 후 대외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앞서 2009년 3월에는 기관지염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나흘간 치료받고 퇴원한 적이 있다.

이 회장은 1990년대 말 폐 림프암으로 수술을 받은 뒤 호흡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겨울철에는 기온이 따뜻한 지역으로 옮겨 요양을 해왔으며, 호흡기 질환 등에 걸리지 않도록 유의해왔다.

이 회장은 올해 연초 신년행사를 마친 뒤 해외로 출국해 미국·일본 등에서 머물다 지난달 17일 귀국했다. 이 회장은 귀국 이후 닷새 만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는 등 출근경영을 통해 그룹 사업재편과 미래전략실 인사 등을 직접 챙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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