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교황 방한 앞두고 한반도 긴장 완화 기대

▲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서울 명동성당을 나서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뉴스=신주영 기자]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주교 추기경의 북한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석 달 앞두고 전격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천주교는 개신교와 함께 해방 전에 북한 지역에서 먼저 전파됐지만, 해방 이후 김일성 정권이 유일사상체계 확립을 위해 종교를 '인민의 아편'으로 몰아 탄압하면서 교인의 수도 급감했다.

그러나 북한은 1970년대 초 남북대화의 문이 열리자 유명무실했던 종교단체를 부활시키기 시작했고 천주교 단체인 '조선천주교인협의회'는 1988년 6월 출범했다.

이 단체는 1999년 6월 '조선카톨릭교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한국 천주교회와 접촉 면을 넓히면서 남북교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북한 천주교 신자의 규모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는 지난해 6월 천주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하는 북한의 천주교 신자를 1만 명 정도로 추정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에서 발간하는 월간 잡지 '조국'은 2004년 북한의 종교 현황을 다룬 특집기사에서 종교별 신자 숫자를 공개하며 가톨릭 신자는 3천여 명이라고 밝혔다.

현재 북한의 천주교 성당은 1988년 평양시 선교구역에 건립된 장충성당이 유일하다. 부지 2천㎡에 건평 1천852㎡ 규모로 지어진 장충성당은 총 수용인원이 200여 명으로 평양시 주변의 신자들이 매주 일요일 이곳에 모여 미사를 올린다.

장충성당에는 로마 교황청에서 파견한 상주 신부가 없어 신자 대표 2명이 돌아가며 매주 일요일 3차례 미사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충성당은 남북의 천주교인들이 함께 미사를 올리며 통일을 기원한 대표적인 행사장소였다. 한국천주교 주교협의회 사무총장 배영호 신부와 변진흥 사무총장 등 천주교 대표 9명은 2007년 5월 이 성당을 방문해 북한 신자 150여명과 주일 행사를 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지난해 11월 신명자 평화3000 상임대표 등 12명의 한국천주교 관계자가 장충성당을 찾아 설립 25주년 기념 미사를 열었다.

1988년 10월에는 로마 바티칸 교황 특사 일행이 북한을 방문해 새로 건립된 장충성당에서 축성식 및 첫 미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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