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피아에 장악당한 항만공사 도넘은 낙하산 인사
노조 "새누리당 출신 특정 후보 낙점, 해당 분야 경력 전무"한 이력의 소유자 인정 못해

정부 산하 공공기관에 '관피아'와 '정피아'로 불리는 관료와 정치권 출신들이 넘쳐나고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해양수산부 산하인 항만공사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에 대해 관피아 척결 의지를 밝혔음에도 해양수산부 산하 공기업인 여수광양항만공사 상임이사(경영본부장)에 여당 출신 특정 후보가 내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공노련(위원장 김주영)과 여수광양항만공사노조(위원장 이장목)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비전문 정치권 인사를 상임이사로 낙점하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여수광양항만공사노조(위원장 이장목)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상임이사직 공모에 지원한 7명 중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3명을 추린 상태다. 현재 이들에 대한 신원조회 중에 있으며 이달 말 공사 사장이 1명을 선임한다. 노조는 3명의 후보 중 새누리당 목포시 당원협의회장 출신인 양아무개씨가 내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 항만공사는 인천과 부산, 울산, 여수 등 전국 4개 회사로 분리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 4개 항만공사의 사장들은 모두 해수부 출신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항만공사 밑에는 각각 경영본부장을 포함해 2~3명씩의 임원을 두고 있으며 4곳의 인원을 합치면 모두 10명이나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마저 2명을 빼고는 죄다 해수부 또는 정치권 출신들인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더욱 특이한 건 항만공사 4곳 모두 정치권 출신이 판박이처럼 1명씩 끼어있다는 점이다.이른바 정피아로 불리는 이들은 모두 낙하산 인사로 올해 초 들어온 인물들이다.

그러다 최근 여수항만공사 경영본부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후임으로 또다시 정치권 출신이 거론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여수광양항만공사노조(위원장 이장목)에 따르면  "상임이사 후보 모집공고 전부터 양씨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공사 내에 돌았고, '앞으로 나한테 잘 보여야 한다'는 양씨의 전화를 받았다는 직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사 사장이 후보 중 1명을 선임한다는 것은 절차상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실제로 정권 차원에서 양씨를 낙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씨는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선거캠프 농업특보를 지냈다.

이 위원장은 "관피아보다 심각한 적폐는 정치권 주변부에서 무위도식해 온 정치꾼을 공공기관에 내려보내는 정치적 보은 차원의 낙하산 인사"라며 "대통령의 약속대로 관료 출신·정치권 출신 비전문가가 공공기관 임원으로 임명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을 하라"고 촉구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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