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의화 의원이 23일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입법·사법·행정부의 수뇌부가 모두 PK(부산·경남) 출신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27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의장 선출 투표에 단독 후보로 출마할 것이 확실시되는 정 의원은 경남 창원 출신이고, 전날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안대희 전 대법관은 경남 함안이 고향이다.
사법부의 수장인 양승태 대법원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투표를 무사 통과해 행정부 제2인자인 총리로 임명되면, 3권 분립의 국가권력 구도에서 김영삼 정부 시절에 비견할 만한 'PK 전성시대'가 열리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날 여당 몫 국회 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정갑윤 의원도 울산 출신으로 PK 계보다.
입법부는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권력이고, 법원도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으로 PK 편중 의혹을 제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통령이 직접 임명 또는 지명하는 행정부의 요직에도 PK 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지역 편중 인사라는 비판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두 차례 지명한 총리 후보자가 모두 PK 출신인데다 사정 라인의 수장들도 모두 PK 인사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미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출생지 역시 경남 하동이고, 5대 권력기관장 중 사정 라인인 황찬현 감사원장은 경남 마산, 김진태 검찰총장은 경남 사천 출신이다.

이번 인선에서 유임돼 야당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고향은 경남 거제로, 정부 PK 인맥의 출발점이자 구심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 실장과 같은 장관급인 박흥렬 경호실장은 부산이 고향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역을 보는 게 아니라 자리에 맡는 인사를 찾았는데 우연의 일치로 지역이 그렇게 된 것"이라는 '모범 답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TK(대구·경북) 출신임에도 PK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데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정부 PK 인맥의 '대부' 격인 김 실장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들이 사정 라인을 장악한 것은 김 실장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낳고 있다.

지난해 8월 김 실장이 임명된 이후로 황찬현 감사원장, 김진태 검찰총장, 홍경식(경남 마산)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차례로 사정 라인을 채웠다. 황 감사원장은 김 실장, 홍 수석과 같은 마산중학교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지연뿐 아니라 법조인이라는 출신 배경에서도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이렇다 보니 야당에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여권 일각에서도 불만이 제기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안 전 대법관 지명에 대해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국민감정을 치유하고 통합할 시기"라며 "김기춘 실장을 경질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모자라 지역적·직업적으로도 편중된 인사를 한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