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영향에 경기지사 '초접전' 양상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정치적 기반인 부산과 광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선1기 이후 한번도 패한적이 없던 터라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강세에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야권의 철옹성이던 광주에서도 무소속 강운태 ․ 이용섭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  © 김상호 기자
 서병수, 유세 대폭 확대 ‘총력전’ … 오거돈 "지지도 추월했다"

부산에서는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무소속 오거돈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다르고 있다. 지난 23~24일 YTN·마크로밀엠브레인 조사에서 31.9%를 기록하는데 그친 서 후보는 35.8%를 기록한 오 후보에게 3.9%포인트 뒤졌다. 또한 부산일보·한국갤럽의 지난 24~25일 조사에서도 서 후보 36.5%에 그쳐 오차 범위 이내이기는 하지만 오 후보의 38.3%에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임에도 불구하고 오 후보와 접전이 이어지고 뒤처지는 여론조사 결과나 계속 나오면서 서 후보는 며칠 전부터 유세 시작 시간을 30분 앞당기는 한편으로 유세 지역도 하루 10여곳에서 20여곳으로 갑절이나 늘리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도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28일 지역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신공항' 후보지인 강서구 가덕도에서 천막 회의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총력전 모드'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부산 지역을 대표 정치인 김무성 의원을 포함한 공동선대위원장 7명 전원과 홍준표 경남지사 후보,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도 서 후보 측면 지원하기 위해 총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 후보 측은 지난 26일 "오 후보가 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갖는 등 네거티브 공세를 펴기 시작해 사실상 선거 판세가 불리하다는 것을 간접적인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측은 부산시장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그 영향은 총선과 대선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만큼 총력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오 후보 측은 현재 상승세를 타면서 서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다고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대 후보의 네거티브에 적극 대응하면서 서 후보의 약점을 집중 공략한다면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 후보는 최근 대학생 및 20대 유권자, 지하철 노조 등을 연속적으로 만나면서 "새누리당이 열세 지역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을 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며 "근거 없는 네거티브에 대해서는 정치적 역풍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 무소속 강운태에 크게 열세… 당 차원 총력 지원

 
▲ 단일화에 성공한 무소속 강운태 후보와 이용섭 후보     ©김상호 기자
광주시장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광주에서는 1995년 민선 1기 지방선거 이래 무소속 후보가 시장으로 선출된 경우는 없었다.

YTN이 여론조사회사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실시한 조사에서, 무소속 강운태 후보는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에 47.5%의 지지율을 받아 23.7%에 그친 윤장현 후보를 2배 정도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19일 실시한 방송 3사의 여론조사에서 다자 대결에서도 강 후보는 25.7%로 21.2%에 그친 윤 후보와 18.0%를 기록한 무소속 이용섭 후보를 이겼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측은 윤 후보의 인지도가 낮은 데다 예상보다 전략 공천에 따른 후유증이 오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6일에 강 후보와 이용섭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 3일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전략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뒤, 단일화에 합의한 약속을 실현한 것이며 여론조사를 통해 이날 무소속 단일 후보로 확정된 강 후보는 "밀실야합 공천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필승할 것이며 당선되면 당에 복귀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퇴진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안의 낙하산 후보를 심판해 달라"며 강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캠프와 새정치연합은 단일화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당 차원의 지원에 나섰다. 윤 후보 측은 현 선대위를 중앙당과 시당, 지역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당 중심 체제로 확대 개편하는 등 광주지역 국회의원들도 적극 참여와 지지를 약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윤 후보측은 이광이 공동대변인 논평을 통해 "강운태 후보는 광주시청을 검찰의 안방으로 만든 장본인이고 5번의 압수수색과 전현직 공무원 등 50여명의 사법처리 등 치욕적 기록을 세운 장본인“이라며 "예상을 뒤엎은 이번 조사에 시민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었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고 4년 전 시장경선 여론조사 조작사건의 전례에 비춰 선거조직을 활용한 왜곡된 결과라고 판단 한다"고 말하는 등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 토론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는 남경필 후보와 김진표 후보     © 김상호 기자


‘초접전’구도로 바뀐 경기지사...예측 불허

선거 초․중반까지만해도 경기도지사 경쟁 구도는 남경필 후보가 김진표 후보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앞서 가면서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벌어진 조사에서는 오차 범위 내에서 역전되거나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것으로 밝혀져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은 남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에 진행된 각종 조사에서는 남 후보와 김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40% 중반과 20%중반을 기록 20%에 달하는 격차를 보였으며 세월호 사태 이후 이달 3~5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남 후보와 김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45.2%와 35.2%로 차이가 10%포인트로 좁혀지기는 했어도 남 후보의 지지율은 별다른 변동이 없이 김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지난 23~25일 실시된 매일경제ㆍMBNㆍ메트릭스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모두 떨어진 가운데 남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10%포인트 정도 크게 하락해 34.2%를 기록해으며 김 후보는 0.8%포인트 하락한 34.4%를 기록해 지지율이 역전되기도 했다.

'세월호 사태 정부 무능'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남 후보에게 악영향을 끼치면서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중고생 자녀를 둔 3~40대 유권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남 후보에서 이탈한 표심이 김 후보에게 옮겨가지 않고 부동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선거전문가들은 앞으로 부동표의 향방에 의해 선거 결과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뉴스=김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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