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영향으로 가계 소비 얼어붙어


경제연구소, 기관 잇달아 하향 전망치 발표

▲  소비 부문의 부진으로 찿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지난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9%에서 0.2%로 낮춘 3.7%로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KDI는 민간 소비 부진을 그 이유로 들었다.

올해 1분기에 민간소비가 당초 예상치를 밑돌며 3%에 미치지 못하는 2.6% 증가에 그친데 이어 2분기 소비도 아직까지 공식적인 지표가 발표되지 않아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부진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소비 부진으로 인한 경기부진의 현실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경제연구소들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연구소들은 민간소비가 예상보다 저조하고 세월호 참사에 따른 영향이 생각보다 크고 장기화되면서 0.1~0.2%포인트 하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KDI는 올해 분기별 성장률이 소폭이나마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1분기 3.9%, 2분기 3.7%, 3분기 3.6%, 4분기 3.5% 등 점차 낮아지는데 이는 지난해 경기가 하반기에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인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전분기 대비로 볼 경우에는 1분기 0.9%, 2분기 0.8%, 3분기 0.9%, 4분기 0.9%의 비교적 고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연구소와 기관의 관계자들은 성장률 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소비 여력이 있는 계층에 대해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기업의 설비투자를 살리기 위해서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적어도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일을 없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월호 영향으로 외식 급감

소비는 최근 세월호 참사로 인해 더욱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음식·관광·레저업 등이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세월호 사건 이후 외식업 긴급동향분석’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이후 한 달간 식당의 평균 매출은 직전 한 달에 비해 35.9%라는 대폭적인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한국은행이 전국 2,22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현재 경기 판단 소비자심리지수(CSI)’도 이달 76에 그치면서 지난달에 비해 15포인트나 하락하면서 동일본 대지진이 터졌던 2011년 3월의 19포인트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 소비의 다른 잣대인 가계신용대출의 증가세도 얼어붙은 소비를 보여주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3월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이 1,024.8조원에 이르러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분기별 대출이 가계대출은 4.7조원 증가에 머물고, 판매신용은 1.2조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 전분기의 24조원 증가에 비해 크게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도 전분기의 8.4조원 증가에서 0.1조원 증가에 그쳐 계절적인 요인과 세제 혜택의 종료 등을 감안하더라도 뚜렷한 소비의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도 전분기에 6.7조원 증가했던 가계대출이 3.2조원 증가하는데 그쳤으며 기타금융기관 등의 경우에는 전분기 8.8조원 증가에서 1.3조원 증가에 머물렀다. 판매신용의 경우 전분기 3.8조원 증가에서 1/4분기 중에 1.2조원 감소로 돌아서기도 했다.

 [중앙뉴스=김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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