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안산과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31일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800여개 시민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2만여명(경찰 추산 3천명)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한편 신속한 실종자 수색과 책임자 처벌,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대책회의는 이날 집회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는 '1천만인 서명운동' 서명용지를 모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서명용지를 받은 안산 단원고 희생자 오경미양의 아버지는 "정부가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의지가 약하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며 "다른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1천만인 서명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책회의는 이날 하루 서울에서만 2만6천900여명의 서명을 받았으며, 서명운동을 시작한 이후 전국적으로 78만명 이상이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는 작년 7월 발생한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 희생자 유족 7명도 참석했다.
한 유족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자식을 잃었다. 1년도 안 돼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건이며 세월호 참사가 웬 말이냐"며 "이제는 환부를 도려내는 아픔을 겪고서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 세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촛불집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종로2가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행진을 벌였으며, 서울광장에 다시 집결해 촛불로 대형 리본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일부 참가자 300여명(경찰 추산)은 청와대로 가겠다며 동아일보 본사와 교보생명 앞에서 광화문 광장 방면으로 향하다 이를 막는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한때 교보생명 앞에서 광화문 사거리 북쪽 건널목까지 점거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5명을 연행해 서울 시내 경찰서에 분산해 조사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에도 안산 문화광장과 부산 부산역광장, 대전 대전역 서광장 등 전국 31곳에서 총 6천7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서명운동과 추모 집회에 이은 거리 행진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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