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로 가는 열차 / 이덕주


달이 기차를 끌고 간다
서울역에서 기적소리 한 번 내고
자, 이제 떠나자고 한다
최초의 터널에서 사라졌다가
빠져나오니 다시 떠 있다
어둠으로 열리는 하늘
회덕역에서 기차가 휘어지는데
달이 다시 사라지더니
어둑한 대전시 야경으로
저 혼자 등을 보인다
돌아서는 달의 등허리가 차다
대전역에서 함께 멈춘 달
달이 지구를 끌고 간다
이 짐을 어디다 부려놓을까
보다 완전한 주행을 하기 위해
다음 달 보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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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
왼쪽 창가에 보이던 달이 열차가 가는 동안 기울기를 거듭하며 중심을 지나 오른쪽으로 치우친다. 완전한 주행을 위한 달의 운행, 우리들 생과 마찬가지로 기다림의 연속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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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주 시인; 1997 시 등단 1012<시와 세계>평론 등단
                  시집<내가 있는 곳> <시와 셰계>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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