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전세계 축구팬들을 열광하게 하는 월드컵 시즌이 돌아왔다. 앞으로 채 한달도 남지 않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이다. 한달도 남지 않은 월드컵으로 인해 이미 우리나라 국민들도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본선 32강 중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함께 B그룹에 속한 우리나라의 축구국가대표팀으로 인해, 축구팬들은 매일 같이 타국가들의 경기까지 TV나 인터넷으로 관람하고 있다.

열혈 축구팬인 이성광(31세)씨도 퇴근 후에는 집에서 축구 관련 정보를 검색하거나, 국가별 경기를 시청한다. 하지만 경기 대부분이 해외에서 하는 경기로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밤 늦은 시간이나 새벽시간이다 보니 수면리듬이 깨져서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람의 몸은 낮에는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높아지면서 신체가 활동하기에 적합하도록 조절된다. 밤이 되면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감소하고 혈압도 따라서 내려가게 되어 자연스레 잠을 자고 싶어진다. 기계도 쉬지 않고 작동하게 되면 과부하가 걸리거나 고장이 나기 쉽다. 사람의 몸도 이와 마찬가지다. 잠은 인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휴식인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잠을 위기(衛氣:인체를 외사로부터 방어하는 기능을 가진 기운)의 순환으로 설명한다. 위기가 낮에는 움직임이 많은 몸 바깥 부분이나 근육에 몰려서 활동하므로 각성상태가 되는 것이고, 밤에는 내부로 몰려 내장 기능만 지원함으로써 수면상태가 되는 것이다. 밤이 되면 사람의 몸이 자연스레 잠을 자고 싶어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잠들지 않는 사회의 수면장애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수면장애로 고생하는 환자의 수는 꾸준하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결과에 한 몫을 한 것은 바로 ‘문명의 발달’이다. 고도로 발달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생활양식은, 24시간 동안 끊임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빛이 꺼지지 않는 사회로 만들었다. 또한, 산업의 발달로 노동시간에 있어서도 교대근무제나 야근 업무를 강요당함으로써 인간의 기본적인 신체리듬이 흔들리고 있다.

이성광 씨처럼 평소에는 규칙적으로 이루어졌던 수면이 특정 요인으로 인해 수면리듬을 잃고 사회적으로 적절한 시간대에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또는 일어나지 못하는 장애가 발생할 때, 이를 ‘일주기리듬 수면장애’라 한다. 일주기리듬 수면장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한 예로 ‘시차증후군’을 들 수 있다. 외국에서 보낸 첫날 밤,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수면장애가 찾아왔을 때는 먼저 생활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일정한 시간에 수면을 취해야 한다. 하루 이틀은 괜찮지만 월드컵 기간 동안 계속 수면리듬을 무시하면 후에 정말 잠들고 싶을 때 잠이 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졸리는 신호가 오면 잠자리에 누워 저절로 수면리듬에 몸을 맡기는 것이 좋다.

불면증 전문 한방클리닉 자미원 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잠은 건강에 직결된 중요한 요소이나 많은 경우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수면장애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라며, “월드컵에 관심이 쏠리고 밤을 새고라도 경기를 관람하고 싶겠지만, 연이어 잠을 자지 않고 무리하면 수면리듬이 무너질 뿐 아니라 몸의 면역력도 떨어져 다른 질병이 찾아올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도움말: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