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실패"와 홍명보 감독의 '의리축구' 몰락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주역이었던 홍명보 감독의 한국 축구가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체 결국 실패로 끝났다.홍 감독이 강조한 ‘한국형 축구’는 말뿐인 허상이었다.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얀 베르통언(토트넘)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0-1로 패하며 예선전을 마무리 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1무2패(승점 1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브라질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도 따내지 못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1무2패) 이후 16년 만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부터 한국형 축구를 선언하며 압박과 스피드, 강한 수비조직력 등을 내세웠다. 스피드를 이용한 빠른 역습과 미드필드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압박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부터 올해 브라질월드컵까지 강팀들이 보여준 모습이기도 했다. 이런 축구를 했다면 세계의 최신 흐름과 발을 맞췄을 것이다. 하지만 홍명보식 한국형 축구는 말로만 존재했다. 홍명보호는 점유율보다 전방으로 빨리 공을 투입하는 능력이 중시되는 추세를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홍 감독은 월드컵 시작 전부터 ‘의리축구’를 강조하며 자신만의 색갈을 입히려고 했고 결국 최종 엔트리에 ‘홍명보의 아이들’을 대거 포함시킨 선택으로 비판을 받았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뜻밖의 좋은 성적을 올리자 올림픽 대표팀 선수 중 12명을 이번 월드컵 대표로 뽑았다.
여기엔 박주영(왓포드), 윤석영(QPR) 등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가 대표팀에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홍 감독은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를 뽑겠다고 했던말과는 다른 결정이었다.

박주영의 발탁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셌지만 홍 감독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오직 박주영 만이 자신의 축구를 완성시켜줄 적임자로 착각했다.

홍 감독을 향한 비판은 월드컵 내내 지속됐다. ‘의리축구’라는 비난 속에 월드컵 본선 3경기에서 보여준 지도력 역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나란히 조별리그 탈락을 한 러시아와 맞대결에서나 호평을 받았지만 거기까지 였다. 

절대적 신임을 보낸 박주영은 러시아전에 이어 알제리전에서도 골은 물론 슈팅 한 번 때리지 못하면서 제몫을 하지 못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움직임이 둔했고, 공을 소유한 시간도 짧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은 알제리전에 박주영을 다시 선발 출전시켰으나 돌아온 것은 무디고 답답한 공격뿐이었다. 오히려 박주영이 나가고 김신욱(울산)이 들어오자 한국의 공격이 활발해졌다. 

윤석영도 마찬가지다.조별리그 3경기에서 공수 모두 신통치 않았다. 박주호(마인츠)라는 훌륭한 대체자원이 있었지만 홍 감독은 끝내 외면했다.

러시아전이나 알제리전이 끝나자 박주영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셌다.결국 홍 감독은 벨기에전에 박주영을 선택 할 수가 없었다. 너무나 여론이 박주영에게 공격적이 였기 때문이다.홈 감독은 이로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셈이다.

한국팀의 경기는 벨기에전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박수 받아야할 선수들은 눈물로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했고 그렇게도 원칙을 중요시했던 홍 감독의‘의리축구’는 몰락했다.

운동경기에 있어서 감독은 선택과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 홍 감독 역시 월드컵이 끝나면 자신의 성적에 대해 평가를 받겠다고 공언했기에 모든 시선이 홍 감독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브라질 월드컵은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우리나라의 월드컵은 끝났다.이제 홍 감독 스스로 결단을 내릴때가 왔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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