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3∼4일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청와대와 중국 외교부는 27일 오후 시 주석 내외가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1박2일 일정으로 국빈 방한한다고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공식 발표했다.

이번 방한은 시 주석이 작년 초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래 첫 방한으로, 북한 및 일본 방문보다 먼저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공산당 총서기를 겸하는 시 주석은 장쩌민(江澤民) 체제 이후 총서기 신분으로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중국의 첫 최고 지도자란 점에서 그의 이번 방한은 대북 압박 측면에서의 의미도 상당하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방한 첫날인 내달 3일 한·중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을 하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이 자리에서 작년 박 대통령의 방중 이후 한중 관계의 발전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양국 관계의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양국 간 협력방안, 지역 및 국제문제 등 다양한 관심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의 국빈 방중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며, 양국 정상이 취임 후 공식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앞서 지난 1995년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2005년 및 2008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중국 국가주석으로서 한국을 국빈 방문한 적이 있다.

시 주석은 이번에 제3국 방문과 연계하지 않고 한국만을 단독으로 방문한다고 청와대와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이번 방한에서 가장 우선적인 의제는 북한의 핵실험 위협 등 한반도 긴장 상황이 지속하는 점을 감안하면 북핵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이 이번 방한 기간 북한 핵보유를 확실히 반대한다는 중국 측의 메시지를 거듭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방문보다 먼저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은 중국의 남북한 '등거리외교' 관행에 어떤 변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지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 대변인은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4차례의 회동과 2차례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긴밀히 소통해 온 양국 정상간 신뢰와 유대 관계를 한층 더 공고히 하고,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보다 성숙한 관계로 도약시키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이번 한국 방문의 의의는 중대하다"고 전제한 뒤 "양국 지도자가 중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올려놓게 될 것"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양국 관계를 비롯해 (양측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중대한 국제, 지역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 대변인은 또 "조선반도(한반도)의 이웃국가로서 중국은 반도 문제에서 공정하고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반도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견지하고 있고 남북 쌍방이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해 한반도 및 남북문제가 중요한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방한에서 두 정상은 또 일본의 집단자위권 추진과 과거사 부정 움직임에 대한 공동 대응 여부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한미일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기류 속에서 미국이 희망하는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문제에 관해 한중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시 주석의 방한에는 젊은 시절부터 유명 인사였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퍼스트레이디 신분으로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양국 정상 간 접촉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시 주석의 방한에 정부 대표단 외에도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파견할 것으로 알려져 양국간 경제무역 분야의 성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기간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대학에서 강연하는 기회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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