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윤지현 기자]  인기 걸그룹 2NE1 박봄의 마약 밀수 의혹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YG엔터테인먼트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30일 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봄은 지난 2010년 10월 국제 특송우편을 통해 향정신성의약품인 암페타민 82정을 미국에서 밀수입하려다 적발됐다. 당시 박봄은 입건유예로 처리돼 처벌을 피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 2NE1 박봄 4년전 마약 밀수입 논란     © YG엔터테인먼트


박봄의 마약 밀수 사건은 입건유예로 종결돼 봐주기 의혹이 일었다. 입건유예란 검사가 범죄 혐의는 있지만, 입건할 필요가 없을 경우 내리는 조치다.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처벌도 하지 안겠다는 검사의 결정이다.

또 이 보도에 따르면 마약 사범에 대한 입건유예 결정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당시 사건을 처리한 신모 검사도 취재에 응하지 않아 의혹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보도 직후 박봄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내놓겠다”며 수 시간 동안 침묵을 지킨 끝에 양현석 대표는 1일 YG 패밀리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게재해 전날 불거진 박봄의 마약 밀수 의혹 관련 입장을 내놨다.

그에 따르면 박봄은 과거 미국에서 거주하던 시절 축구선수를 꿈꾸던 시절 친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을 직접 목격하고 이후 수년간 정신과 상담과 심리치료를 병행하며 현지 대학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왔다. 이후 귀국해 YG 연습생으로 활동하다 2NE1으로 데뷔했다.

양 대표는 “박봄은 4년 전까지 미국 대학 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받은 약을 수년간 복용해왔습니다만 바쁜 스케줄로 미국에 갈수 없게 되자 박봄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같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우편으로 전달받는 과정에서 국내에는 금지된 약품으로 세관에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 미국 대학병원 측으로부터 박봄의 지난 몇 년간의 진단서와 진료 기록 처방전 등을 전달받아 조사 과정에서 모두 제출했고 모든 정황과 증거가 인정돼 무사히 마무리가 된 일”이라고 밝혔다.

또 “상식적으로 어머니와 할머니가 딸과 손녀에게 마약을 구해주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고 호소하며 “특히 요즘 세상에 대부분의 약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그 약의 성분이 무엇으로 이뤄졌는지 알고 먹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더불어 “박봄의 경우 미국에서 몇 년간 먹던 약이 국내에 없다는 정도만 알았을 뿐 그것이 수입 금지 약품이라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한 듯하다”고 추측했다.

양 대표는 "4년 전 조사 과정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국내 대학병원에서 다른 약으로 대처해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박봄의 과거 정신적 충격에 대해 “박봄을 처음 본 게 11년 전이지만 4년 전(검찰 조사 당시) 박봄 아버지가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박봄이 축구를 했다는 사실이나 지난 병력에 대해 전혀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으며 2NE1 멤버들에게 조차 단 한 번도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던 점을 미뤄볼 때 그만큼 박봄에게는 다시 들춰내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임에 분명한 듯하다”고 짐작했다.

마지막으로 “요즘 월드투어 일정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저도 한동안 박봄을 못 봤는데 하필이면 어제 저녁 오랜만에 녹음하러 사무실에 나오자마자 기사가 나오는 바람에 밤새 눈물만 흘리는 박봄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또다시 박봄이 밝히고 싶지 않았던 지난 얘기를 말씀 드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니 기분이 착잡하다”며 “걱정 끼쳐드린 많은 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0년에 적발된 사건이 3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불거진 점에 의문이 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사회적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 이슈를 활용한다는 음모론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검찰이 4대강 비리 수사를 발표한 당일, 서태지와 이은성의 결혼 발표가 이뤄졌다. 지난해 9월 26일 박근혜 정부가 연금 공약 후퇴를 발표한 날에는 무려 3커플이 열애설이 보도됐다.

연예인 불법도박 리스트 공개로 세상이 떠들썩한 바로 다음 날에는 김학의 전 차관의 무혐의 판결이 이뤄지기도 했다. 박봄 논란이 보도된 지금, 대한민국은 내각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부 누리꾼들은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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