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0.25% 인상시 이자부담 1조2천억 증가
 
 
이르면 3분기 기준금리 인상이 전망되는 가운데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1조원 이상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 553조2천억원 가운데 498조원 가량이 금리 인상의 영향에 노출된 변동 금리형 대출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한은이 하반기 중에 2.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금융회사들이 그만큼 대출 금리를 올린다면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은 연간 1조2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계산됐다.

전국 2인 이상 가구(1천367만9천가구)의 가구당 추가 이자비용은 연간 9만원으로 추산됐다.

대출 금리가 올해 안에 0.5%포인트까지 오를 경우엔 추가 이자부담은 배로 늘어난다.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추가 이자비용은 5조원에 달하며 가구당으로는 연간 약 36만원이 추가된다.

특히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 이상으로 오르면 가계 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연구위원은 "통상 금융회사들이 금리 상승기에 신속하게 대출 금리를 조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0.5%포인트만 올려도 실제 이자 부담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중소기업대출 잔액 601조1천억원 가운데 변동 금리형은 421조원 정도이다.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중소기업의 추가 이자부담은 연간 1조500억원, 1%포인트 상승하면 연간 4조2천억원이 될 것으로 계산됐다.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이 가계와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단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의 대출을 받는 가계에 대해 금융회사들이 만기를 최대한 연장해주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만기를 늘리면 월별 원금 상환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자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또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연동형 대출보다 금리 변동주기가 길고 안정적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대출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은 기존 CD 금리 연동형 대출을 코픽스 대출로 수수료 없이 전환할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는 8~9월께 시중은행들의 무상 전환 허용기간이 끝나는데 그 이후에 코픽스 대출로 전환할 때는 대출금의 1% 안팎에 달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은 대출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은행들이 대출 심사 강화 등 건전성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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