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영욱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체 진위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29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감식에 입회한 경찰 관계자가 입회 직후 '외관상 유병언이 아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     © 중앙뉴스

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경찰 관계자를 인터뷰한 기자가 저희 당에 제보를 해 그 녹음파일을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1일인지 22일 새벽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국립과학수사 연구소 요원 3~4명이 순천 장례식장을 왔고 그 변사체를 감식했다. 그 자리에 순천경찰서와 전남도경관계자가 입회를 했다"며 "그 경찰관계자는 외관상 유 전 회장이 아니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이 아니라는 근거로 "경찰 관계자가 보는 자리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직원이 유병언 시신의 키를 쟀는데 150㎝로 나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 원내대변인은 "국과수는 지난 25일 (시신 크기를) 159㎝대로 발표했다. 키가 안 맞다"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또 "상당히 부패된 시체에서 제일 지문채취 가능성이 크다고 본 왼쪽 손가락에서 두 차례 지문채취에 실패했는데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7월22일 오른쪽 검지에서 지문채취에 성공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적어도 7월21일까지 40일 이상 누구도 시신과 유병언의 연관성을 생각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느 날 갑자기 누가, 왜 유병언과 연관시켜 DNA를 대조한 것인지 설명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지난 27일 유 전 회장의 변사체가 발견된 지점이 주민들의 발길이 잦은 민가와 고추밭 인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개가 짖거나 까마귀가 오지 않았으며 사체 부패에 따른 냄새도 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주민 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박 의원이 제기한 이날 의혹은 지난 24일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서 유 전 회장 변사체의 발견시점이 세월호 침몰 사건보다도 먼저라는 마을 주민들의 증언을 공개한 데 이은 추가 의혹을 제기인 것이다.

앞서 국과수는 지난 25일 유 전 회장 부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변사체의 키에 대해 "순천에서 줄자로 즉석에서 측정한 것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며 "국과수의 정밀 감정 장비로 측정한 결과 159.2cm로 실제 유 전 회장의 키와 거의 일치했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또 40일만에 변사체가 유 전 회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실제 DNA 시료를 건네받는 데 걸린 시간을 제외하면, 유 전 회장의 뼈를 이용한 DNA 확인에는 23일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뼈 DNA 분석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유 전 회장이라는 의심 없이 일반 행려자의 변사체라는 가정 하에 감정이 진행됐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