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신주영기자]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2분기 하강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이달 초 발표했던 잠정치보다 100억원 줄어든 7조1천900억원, 매출액은 3천500억원 많은 52조3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6% 줄고, 매출액은 8.9% 감소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며, 분기 매출액이 1년 전보다 후퇴한 것은 2005년 2분기 이후 9년 만이다.

이처럼 실적 성장에 급제동이 걸린 주요 원인은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의 판매 감소로 분석된다.

급부상하는 중국 경쟁사들에 밀려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눈에 띄게 후퇴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의 3분의 2가량을 담당해왔다.

반면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 수요 강세에 힘입어 호조를 지속했으며, 1분기 영업적자를 낸 디스플레이패널과 TV 등 가전 부문은 회복세를 나타냈다.


▲IM 영업이익 2년 만에 4조원대로


사업 부문별로 보면 휴대전화를 담당하는 무선사업부가 속한 IT·모바일(IM) 부문의 실적 악화가 전체 실적을 끌어내리는 결과가 나타났다.

IM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이 4조4천200억원으로 1분기보다 31.3% 감소했으며, 매출액은 28조4천500억원으로 12.3% 줄었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9.6% 줄고, 매출액은 19.9% 감소했다.

IM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5%로 1분기(75.7%)보다 눈에 띄게 낮아졌으며, 매출액 비중도 54.3%로 전분기(60.4%)보다 줄었다.

IM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후퇴한 것은 2012년 2분기(4조1천300억원)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3분기 6조7천억원까지 늘었던 IM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5조4천700억원을 줄었다가 올 1분기 6조4천300억원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2분기 다시 급감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계절적 비수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스마트폰의 판매가 줄고 태블릿PC의 수요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중저가폰 비중이 커진 가운데 후발주자인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세계 최대 모바일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물론 북미, 유럽에서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2분기 중국 이동통신업체들의 스마트폰 재고 조정과 중저가폰 재고 소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도 부담이 됐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5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도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천450만대로 전분기(8천900만대)는 물론 지난해 2분기(7천600만대)보다 감소한 것으로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추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5.2%로 지난해 2분기(32.6%)보다 7.4%포인트 하락했다.


▲반도체 선전…디스플레이 회복


부품(DS) 부문은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와 TV 패널 판매 증가에 힘입어 선전해 IM 부문의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조8천600억원으로 1분기보다 4.6% 줄었으나,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는 5.7% 증가했다.

매출액은 9조7천8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2.7% 늘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는 비수기임에도 PC, 모바일 서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의 수요가 늘어난 데다 미세공정 전환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반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는 주요 거래처의 수요 약세가 지속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전분기 영업적자를 냈던 디스플레이패널(DP·삼성디스플레이) 부문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DP 부문은 2분기 2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분기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데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는 80.4% 감소했다.

매출액은 6조3천300억으로 전분기보다 3.8% 늘었으나,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는 22.6% 줄었다.

UHD(초고해상도) TV의 보급 확대와 전반적인 TV 판매 증가에 힘입어 TV 패널 판매가 크게 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TV·가전 회복세 뚜렷


TV, 냉장고, 세탁기 등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월드컵 특수와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회복됐다.

CE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7천700억원으로 부진했던 1분기(1천900억원)보다 305.3% 증가했으며,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도 79.1% 늘었다.

매출액은 13조원으로 전분기보다 14.8%,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7% 증가했다.

TV는 2분기 비수기임에도 중국과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UHD TV 시장이 전분기보다 2배 가까이 성장하고 월드컵으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수량과 매출 모두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적을 거뒀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생활가전도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프리미엄 가전과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판매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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