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윤지현 기자] 중국에서 다량의 마약을 밀수 및 판매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한국인 2명에 대해 6일 형이 집행됐다.

중국 당국이 우리 국민에게 사형을 집행한 것은 지난 2004년 살인 혐의로 처형된 S(당시 64세)씨 이후 10년 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6일 오후 중국 지린성 바이산시 중급인민법원은 마약을 밀수 및 판매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김모(53)씨와 백모(45)씨 등 한국인 2명에 대해 이날 형을 집행했다.

김씨는 2010년부터 1년여 동안 북한에서 중국으로 총 14차례에 걸쳐 필로폰 14.8㎏을 밀수, 이 중 12.3㎏을 백씨에게 넘겼다. 백씨는 이를 수차례 한국 내 조직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11년 4월 지린성에서 체포됐으며 이듬해 12월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2심인 지린성 고급인민법원이 지난해 9월 이 판결을 확정했고 올 3월 최고인민법원이 사형심사 절차를 통해 형 선고를 최종 승인했다.

중국 법원은 지난달 28일 주선양 한국총영사관에게 이들에 대한 사형집행일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형법 제347조는 헤로인 50g 또는 아편 1㎏을 제조 및 판매하거나 운반한 자를 사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들에 대한 사형 선고 후 여러 경로를 통해 사형집행을 면해달라고 중국 측에 요청했으나 중국은 "마약 범죄는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동일한 기준으로 처벌하고 있다"며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근 5년간 마약 관련 혐의로 중국에서 사형이 집행된 외국인은 14명에 이른다. 2009년 영국인 1명, 2010년 일본인 4명, 2011년 필리핀인 4명, 2013년 필리핀인 1명 등이 사형에 처해 졌으며 올해도 파키스탄인 1명과 일본인 1명이 처형당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항의보다는 유감의 뜻을 표했다.

중국 측도 지난 달 시진핑 주석 방한 등을 고려해 집행 시기를 늦췄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서로를 배려했다고 분석이다.

때문에 관측통들은 이번 사안이 한중의 외교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양국관계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사형이 집행된 2명 외에 마약 밀수 및 판매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은 한국인 장모(56)씨에 대한 형집행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중국에서 수차례에 걸쳐 필로폰 11.9㎏을 밀수·판매한 혐의로 체포돼 2012년 칭다오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지난해 6월 2심에서 원심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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