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드림출판사에서 소설가 정재영의 소설집 ‘바우’를 출간했다.

정재영은 등단 32년 차 베테랑 작가다. 현재 횡성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 중인 그의 소설에는 자기 고장 특유의 표현들이 살뜰하게 실려 있다. 비문학은 물론 순수문학에서 마저 번역 투의 문장이 즐비한 작금의 풍토를 감안했을 때, 순우리말을 구성지게 구사한 <바우>는 자못 신선하다. 이번 소설집에도 실린 소설 ‘그 여름의 잔해’를 평하면서 문학평론가 신호는 ‘토박이말의 보고(寶庫)’라 표현했다.

“끝으로 덧붙일 것은, 토박이말의 보고(寶庫)라 할 이 작품의 문체면의 특징이니, 이 또한 우리의 것을 사랑하여 지켜나가는 작가의 태도에서 나온 것인즉, 작금의 노벨문학상이 세계 공통의 문체를 다루면서도 제나라 독특한 것을 겸비한 작품들에 주어지는 경향에 상도할 때, 이 작품이 지니는 문체적 특징은 분명 우리문학의 미래에 밝은 희망을 비추어주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군중 속의 고독이란 표현은 이제 식상해져버렸다. 산업사회 이후로 인간은 객체화되고 대상화되고 수단시 되었다. 사회가 고도화 될수록 사각지대의 존재는 더 심각해지면서 더 외면 받아 왔다.

하지만 시대마다 소외된 이웃에게 눈을 돌린 문인들은 항상 있어왔다. <운수 좋은 날>을 쓴 현진건,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쓴 조세희 등이 그렇다. 그리고 소설집 <바우>의 저자 정재영 또한 소설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하는 것’으로 삼는다. 그는 자신의 책 서두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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