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가장 작은 한국산 차를 타고 싶다.”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MBN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MBN


프란치스코이 오는 14일 28명의 수행원과 함께 한국을 찾는다. 교황과 함께 방한하는 추기경은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과 평신도평의회 의장 스타니스와프 리우코 등 2명이다. 두 사람은 교황의 비서실인 국무원의 책임자, 아시아청년대회(AYD)의 모태인 세계청년대회를 담당하는 평신도평의회의 대표 자격으로 온다.

교황청 국무부장 조반니 안젤로 베추 대주교를 비롯해 교황이 미사를 주례할 때 양옆에서 시중을 드는 교황전례원장 귀도 마리니 몬시뇰과 전례 보좌관 존 사이악 몬시뇰, 공보실장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 교황청 기관지와 TV방송 담당자들, 교황 주치의와 개인비서, 스위스 근위병, 바티칸 경호원도 동행한다.

평소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어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 방문에서도 방탄차가 아닌 국내 소형 자동차 쏘울을 선택했다. 교황은 교황방한준비위원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때 한국차 중에서도 가장 작은 차를 이용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1984년과 1989년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청에서 직접 공수해온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개조차를 이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에서도 준중형 차량인 포드 포커스를 직접 운전할 뿐 아니라 해외 방문을 할 때도 해당 국가의 소형차를 의전차량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브라질 방문 당시에도 피아트가 현지 생산하는 1600㏄급 다목적 차량(MPV) 아이디어를 탔다.

교황이 차량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보다 ‘검약’이다. 그는 최근 한 공식석상에서 “신부나 수녀들이 최신 차를 타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화려한 차를 타고 싶다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아이가 배고픔으로 죽어가는지를 떠올려 보라”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교황은 “내 나이엔 잃을 게 많지 않다”며 “방탄차를 타지 않겠다”고 선언 하기도 했다. 따라서 경호당국은 교황의 차를 다른 방탄차로 둘러싸거나 똑같이 생긴 쏘울 자동차 여러 대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4박5일 방한기간 내내 교황은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에서 묵는다. 지은 지 50년가량 된 낡은 2층 건물이다.

사실 교황은 2013년 3월 즉위 직후 교황관저 대신 게스트하우스 ‘성녀 마르타의 집’에 머물며 교회 내 안 보이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해왔다. 교황 관저에 머물던 역대 교황들의 110년 바티칸 관행을 깬 것으로, 추기경 시절의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교황은 주한교황청대사관 내 침대와 옷장, 탁자만 놓여있는 20㎡(6평) 남짓 소박한 크기의 침실에서 생활한다. 한국 내 유명 침대 제조업체가 교황이 사용할 침대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교황대사관 측은 이를 정중하게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한기간 중 식사의 대부분도 이곳에서 해결한다. 두 차례의 공식 오찬 일정을 제외하곤 이곳 식당에서 직원들과 같은 식단으로 식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황과 4박5일을 함께할 한국 천주교 대표단으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교황청 외교관인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 조규만 주교 등이다. 대전교구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일정에는 유흥식 주교가 동행한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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