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본부가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사망 사건의 보고 누락 문제로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류모 인사참모부장(소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가 하루 만에 취소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18일 "김요환 육군총장이 지난 15일 류 소장과 김모 육군훈련소장의 보직을 맞바꾸는 인사를 했다가 다음 날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 훈련소장은 김 총장이 연대장 시절 대대장이었던 인연이 있다"면서 "김 소장을 육본의 핵심직위인 인사참모부장으로 발탁하면 이런 인연으로 괜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 의해 중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인사 방안은 없던 일로 됐으며 류 소장에 대한 새로운 보직 조정 인사가 있을 것 같다"면서 "10월 정기 인사 때까지는 인사참모부장 직위를 직무대행체제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류 소장을 정기인사 때까지 한시적으로 '육군본부 정책연구위원'으로 임명했다. 인사참모부장 직무대행은 인사참모부 김모 1차장(준장)이 맡기로 했다.

류 소장은 지난 14일 국방부 감사 결과 징계위 회부 조치가 취해지자 육군 인사담당 핵심 참모로서 직무 수행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자진해서 보직 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군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 과정을 놓고 군 인사라인의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 때 구축된 군 인사 핵심 라인을 일선에서 후퇴시키려는 계획이 추진되다가 좌절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류 소장은 김 전 장관이 부임하면서 군사보좌관에 발탁된 뒤 소장으로 진급해 사단장에 진출했고, 이후 육본 핵심보직인 인사참모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군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총장이 임명된 만큼 인사관련 핵심참모 자리도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육군본부 내에서 많다"면서 "이번 보직 조정 과정에 육군총장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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