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란 방식 이어 세포배양 기술 활용한 4가 독감백신도 임상 돌입

국내 최초로 독감백신을 개발한 전통의 백신명가 녹십자가 독감백신 부문의 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

녹십자(대표 조순태)는 1일,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한 4가 독감 백신의 안전성, 내약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제1/2a상 임상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녹십자는 앞서 전통의 유정란 방식의 4가 독감 백신의 임상시험에 돌입한 바 있다.

4가 독감 백신은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1회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백신이다. 일반적으로 3가 독감 백신으로도 충분한 면역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독감 바이러스의 변이로 인한 대유행 대비를 위해 광범위한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는 4가 독감 백신 접종이 권고되는 추세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 백신은 3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3가 백신이다.

세포배양 방식은 동물세포를 이용해 바이러스를 배양한 뒤 백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기술이다. 이 방식은 전통의 유정란 배양 방식 보다 생산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생산 기간이 비교적 짧아 AI(조류독감)와 같은 위기 상황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녹십자는 이 두 가지 방식 모두를 개발하여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전통방식과 새로운 배양 기술 모두 각각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전통의 유정란 방식은 6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고 세포배양 방식에 비해 생산 단가 면에서 유리하다. 세포배양 방식은 생산기간이 짧아 신종플루 판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과 같이 백신공급이 빨리 필요한 시기에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안동호 녹십자 종합연구소 상무는 “녹십자의 4가 독감백신 개발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며 “4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포화된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서 국내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은 무의미한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독감백신 연간 소비량은 1천6백만 도즈(성인 1회 접종량) 정도로 세계 전체 시장에서 소비하는 4억 도즈의 4%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녹십자는 유정란 배양 방식 4가 독감 백신의 임상 3상 시험을 올해 안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녹십자는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한 독감백신 제품화 과제를 2011년부터 신종인플루엔자 범 부처 사업단으로부터 연구비 일부를 지원받아 수행 중이다.

/중앙뉴스/차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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