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국내 최초 장수의학센터 개설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2050년엔 노인 인구 비중이 약 37%에 달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27%)보다 높을 전망이다.

 

고령 사회로 가며 국가적으로 직면한 큰 부담 중 하나가 노년층 진료비 증가. 고령화와 함께 서구식 식습관 때문에 암, 심장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당뇨병, 폐렴 등 주요 사망원인으로 병원을 찾는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발표한 '노인진료비 최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진료비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31.2%에서 2012년 34.3%로 늘었다. 또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간 진료비는 연 311만4000원으로 국민 1인당 진료비(106만8000원)의 세 배에 달했다.

 

65세 이상 노인의 총 진료비는 2008년 12조5170억 원, 2009년 14조1500억 원, 2010년 15조8720억 원, 2011년 17조1530억 원, 2012년 18조3410억 원으로 해마다 상승했다.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도 노인 진료비 부담을 가중시킨다.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을 보면 30세 이상 성인 인구의 30.8%가 고혈압, 10.5%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특히 70세 이상 인구는 고혈압 66.6%, 당뇨병 21.5%로 집계돼 노인 10명 중 7명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3년 간 질환별 진료비 추이를 보면 고혈압은 2008년 2조1243억 원에서 2011년 2조5522억 원으로 20.1% 증가했다. 당뇨병은 1조1412억 원에서 1조4281억 원으로 25.1% 늘었다.

 

같은 시기 뇌혈관 질환과 심장혈관 질환도 각각 34.5%(2011년 기준 1조7250억 원), 21.5%(9332억 원) 증가했다.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장수의학센터에서 한 노인이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인 심장혈관에 문제가 없는지 심장부하검사를 받고 있다.     © 차아현 기자

 

 

노인 건강 할 때 관리하는 ‘장수의학’이 답

고령화에 따른 노인 진료비 증가를 피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증가 폭을 줄일 수는 있다. 각종 질병이 진행하지 않았을 때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취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센터가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인천 서구에 위치한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병원장 김준식)은 국내 최초로 질병이 생기기 전 중장년과 노인의 건강을 관리하고 지속하는 장수의학센터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병원의 진료 영역은 질환 위주로 짜여지고 세분화 됐다. 하지만 장수의학센터에서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사람 중심의 복합적이고 전인적인 진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장수의학센터는 ‘중장년층의 성공적으로 나이들기 위한 모든 의료적 서비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다양한 진료과 의사들이 통합진료한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건강하게 나이들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의료 서비스가 장수의학센터에서 이뤄진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장수의학센터는 내분비내과,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류마티스내과 등 많은 진료과가 원스톱으로 검사․진료를 진행한다. 한의학과도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장수의학센터 선우윤영 교수(한의학과)가 인체의 기둥인 척추의 균형을 바로잡아 연관 질환을 예방․치료하는 선우정골요법을 시행하고 있다.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제공

 

 

장수의학센터의 의료 서비스는 질병을 예방하고, 기존 질병이 더 악화되지 않게 관리하며, 질병으로 생긴 기능적 장애를 건강한 수준으로 회복시킨다. 장수의학센터는 이를 위해 4개 특화 클리닉을 운영한다.

 

첫째, 건강나이를 젊게 되돌리기 위한 헬씨에이징 클리닉(Healthy Aging Clinic)이다. 이곳에선 전신의 혈관을 젊게 유지해 만성질환의 도화선인 대사증후군을 막아준다. 아울러 호르몬 부족, 영양 불균형, 근육과 뼈의 약화 및 비만 등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변화를 항노화 약물치료, 영양 관리, 면역강화, 운동 처방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남성 갱년기, 여성 폐경기 등을 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맞게 진단해 다양한 호르몬 요법을 시행하여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여 젊었을 때의 체성분비율로 회귀할 수 있게 하고, 전반적인 건강관리와 함께 개인맞춤형 장기 플랜을 제공한다.

 

둘째, 관절통증 클리닉이다. 재활의학과와 류마티스내과를 중심으로 통증의학과, 한방내과, 정신과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만성적인 관절통증은 관절, 인대 등의 질병일 수도 있지만,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이 자가면역질환일 수도 있고, 혹은 신경통이거나 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의 만성통증을 평가, 치료하기 위해 다학제 간 협진이 이뤄진다.

 

셋째, 건망증 클리닉이다. 정신건강의학과가 진료하는 이곳은 막연한 기억력 및 집중력의 저하가 진짜 치매인지, 우울증이나 신체질환 등으로 인한 가성치매인지, 아니면 단순한 건망증인지 진단하고 치료한다.

 

넷째, 숙면 클리닉이다. 나이가 들면서 수면의 질이 낮아진다. 50대 이상에서는 약 66%가 불면증을 겪는다는 통계가 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우울증․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될 수 있다. 국제성모병원 장수의학센터는 숙면을 방해하는 내과, 정신과, 이비인후과 문제를 해결하고 수면위생 습관을 교육하는데 주력한다. 또한 불면증에서 흔히 동반되는 호르몬 불균형 등 신체적인 문제도 같이 해결해준다.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장수의학센터 유정선 센터장(내분비내과 교수).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제공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장수의학센터 유정선 센터장은 “여러 진료과가 한 공간에서 검사 및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장수의학센터의 치료 목표는 환자의 편의와 삶의 질 향상이다. 이를 위해 다양하고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장수의학센터는 중장년층의 육체적 건강과 함께 정신건강에도 주력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기선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기획조정실장)는 “노년기에는 지능감퇴, 기억력 저하, 감정적 동요 등 노화에 따른 정신적 장애가 나타나기 쉽다”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이러한 문제는 개인과 가족의 문제에서 사회적 이슈로 확장돼 가고 있다. 장수의학센터는 신체기능의 개선과 함께 정신건강을 위한 치료와 연구에도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대학병원으로, 실버타운 마리스텔라(264세대)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런 장점을 살려 중장년층 인구의 행복한 삶을 위한 의료 솔루션을 제시하고, 연구와 특화된 진료 서비스로 고령화 사회의 선두 의료기관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앙뉴스/차아현 의학전문기자 news@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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