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차기 회장, '내부냐, 외부냐'저울질.. 중량감 아닌 조직력 장악이 관건
 

 

KB금융지주 차기회장 후보군 발표를 하루 앞두고 금융권은 물론 정치권까지도 차기 KB금융을 이끌어갈 수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지주는 KB가 극심한 내분으로 회장과 은행장이 동반사퇴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만큼 상처받은 KB와 국민은행 조직을 장악해 영업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을 우선적으로 낙점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외부출신들이 회장과 행장을 맡았다.이들이 '조직'보다는 '자존심'을 우선시하면서 극심한 내분사태까지 이어졌다는 상황을 고려할때 외부출신보다는 내부출신의 회장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

 

금융권에서는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 수장 자리에 앉아야 한다. "그럴려면 내부를 잘알아야 하는 인물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내부 출신들이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반대로 외부출신이었던 역대 회장들의 말로는 좋지 않았지만 내부 출신인 김정태 전 회장의 경우 당시 KB가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했었다는 기억도 내부쏠림을 가속화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내부출신들이 수장이 될 경우 금융지주 전반을 꾸려나갈 수 있는 시각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게다가 얼기설기 복잡하게 얽혀있는 조직내 채널들간의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없는 내부인사들은 조직장악에 한계가 있을 거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KB회장추천위원회는 2일 차기 회장 후보군 10명에 내외부 인사를 모두 포함시킬 방침이다.후보군에 오르내리는 인물은 외부인사로서 이종휘 미소금융재단이사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 3명이 가장 근접해있는 후보군이다.

 

내부 추천인사로는 박지우 국민은행장 대행과 윤웅원 회장 대행, 정연근 전 KB데이타시스템 사장, 김옥찬 전 부행장,민병덕 행장,윤종규 전 부사장 등이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은 내부출신을 기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관피아 뿐만 아니라 타은행 출신도 낙하산'이라며 차기 회장은 KB맨이 돼야 한다는 점을 회추위에 거듭 요구하고 있다.

 

한편 야당 소속의 한 정무위 의원은 "거론되는 인사 중에 정치권의 특정정파 캠프 출신도 포함돼있어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금융당국도 이번 인사를 두고 조심스런 모습이 역력하다. 섣불리 개입했다가는 두고두고 '원죄론'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KB CEO 선출에 마냥 손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어떤 형식으로든 정권의 코드에 맞는 인물을 선임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KB지주의 최대 주주가 국민연금인만큼 적합하지 않은 인물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신지역'도 고려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현재 KB를 제외한 3대 금융지주와 은행장들은 모두 영남출신이다. 이번에도 영남인사가 수장이 된다면 결국 금융권은 영남인사 천하가 된다는 부담도 있다. 따라서 이번 인사는 배려 차원에서 비영남 출신으로 갈지에도 금융권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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