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최근 미국, 스페인 등 다른 대륙 국가들로까지 번지면서 지구촌이 공포에 휩싸였다.

 

유럽 내 첫 에볼라 확진 환자인 스페인 여성 간호사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마케도니아와 체코, 호주 등에서도 에볼라 의심 증세가 잇따르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 4개 대륙서 에볼라 감염·의심 사례 = 10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시작된 에볼라 공포는 현재 북미(미국), 유럽(스페인, 체코, 마케도니아 등), 오세아니아(호주) 등 모두 4개 대륙 국가들로 번진 상태다.

미국에서는 자국 내 첫 확진 환자였던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 토머스 에릭 던컨이 결국 확진 판정 열흘 만인 8일 사망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텍사스병원 의료진이 애초 던컨을 오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이어 던컨의 가족은 흑인인 그가 다른 백인 감염 환자들과 달리 차별적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진료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등 에볼라 대처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유럽에서는 에볼라 감염 환자를 돌보다 자신도 에볼라에 감염된 스페인 간호사의 사례가 초미의 관심사다.

 

테레사 로메로라는 이름의 이 여성 간호사는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에볼라에 감염된 첫 사례로, 현재 마드리드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스페인 보건 당국은 로메로가 이용한 미용실 직원 2명과 간호사 3명 등 7명을 추가로 격리, 관찰하는 등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에서 현재 격리된 인원은 14명으로 늘었다고 AFP통신이 9일 전했다.  

 

마케도니아에서도 영국 국적의 한 50대 남성이 이날 열, 구토 등 에볼라 유사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지 두시간만에 사망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마케도니아 보건 당국은 이 남성의 사망 원인이 에볼라 바이러스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이 남성이 머문 수도 스코페의 호텔을 폐쇄하는 등 비상 조치에 들어갔다.
 

또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도 최근 라이베리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56세 여성이 에볼라 유사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호주에서도 지금까지 11명의 에볼라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환자들을 돕다 최근 귀국한 57세 여성 간호사로, 혈액 검사 결과 다행히 음성으로 밝혀졌다고 호주 퀸즐랜드주 보건부가 10일 발표했다.

 

◇ 공항검색 강화 등 각국 대처 '부산' = 이처럼 에볼라 공포가 확산하면서 미국, 영국 등을 중심으로 좀 더 강력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에서 던컨의 사망을 계기로 서아프리카 3개국 출신자들의 입국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소 26명의 하원 의원들이 이에 동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서아프리카 3개국발 입국 승객이 많은 5개 공항에서 체온검사와 설문지 조사 등 입국 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영국도 런던 히스로공항 등 국제공항과 유로스타 고속철에서 방역 검사를 시행하겠는 계획을 내놨다.

 

한편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선 9일 200여명의 기내 청소부들이 에볼라 대책을 촉구하며 하루동안 파업을 벌였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기내에서 승객의 토사물을 치우고 화장실을 청소하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충분한 방역 및 보호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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