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장은설 기자] 남산예술센터, 김수영의 '왜 나는 조금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막 올려

 

▲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를 11월 4일부터 11월 30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2014년 시즌 프로그램의 마지막 작품으로 '왜 나는 조금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를 11월 4일부터 11월 30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만나 볼 수 있다.

 

한국 현대사를 온 몸을 마주하며 살아갔던 시인 김수영(1921~1968)의 시를 기반으로 한 작품은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1965)의 첫 소절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를 제목으로 정했다.

 

또한 공동제작으로 참여한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알리바이 연대기>에 이어 두 번째로 '연극이 아니어도 좋은 연극' 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는 이번 작품은 단순히 시인 김수영의 일대기 재현이 아니라 김수영을 매개로 한국 현대사와 동시대가 만나는 지점, 예술가와 우리 자신이 만나는 순간을 다큐멘터리 드라마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김수영은 자신답게 살기 위해서 온몸으로 작품 활동에 몰입했고, 따라서 그의 시는 '김수영'의 생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는 그의 시, 산문을 통해 어떤 순간에 그 작품을 쓰게 되었는가를 무대 위에 끌어들이고자 했다.

 

이번 작품에서 연출을 담당하는 김재엽은 "김수영의 시는 우리에게 자신으로 살고 싶은 소망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우리 안의 김수영을 만나게 되는 순간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발견할 수 있도록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재엽은 지난 해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를 통해 ' 2013동아연극상 작품상.희곡상'과 함께 '2013올해의 연극 베스트3'를 수상했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1965) / 김수영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