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력기기 및 의료기기의 핵심 소재가 될 MgB2(이붕소마그네슘) 초전도 선재의 특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공정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 중성자과학연구부 김찬중 전병혁 박사팀은 지식경제부 전력산업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액체 글리세린을 이용해서 MgB2 초전도 선재에 탄소를 첨가함으로써 MgB2의 전기적/자기적 특성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팀은 신공정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를 출원하고, 초전도 관련 SCI(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 국제 저널인 ‘Superconductor Science and Technology’ 2008년 21호에 내용을 게재했다.

MgB2는 초전도 온도가 39 K(약 -234 ℃)로 저온 초전도체 중 가장 높고 가격이 저렴하며 가공이 쉬워 진단용 의료기기인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초전도 변압기와 한류기 등 고효율 전력기기 등의 선재(전선)로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초전도체다. MgB2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MgB2와 높은 반응성을 갖는 탄소 첨가제와 혼합함으로써 전기적/자기적 성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지금까지 각국 연구진이 다양한 첨가제를 개발했지만 모두 고체형 탄소로 원료와 균일한 혼합이 어렵고 경제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김 박사팀은 고체 탄소 대신 세계 최초로 액체 첨가제를 이용해 탄소를 첨가함으로써 공정을 단순화하고 혼합 효율도 높이는데 성공했다. 음식 첨가물이나 의약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저가의 글리세린(C3H8O3)을 액체로 녹여 MgB2 원료 분말과 혼합한 뒤 100~200 ℃로 건조시켜 수소와 산소를 휘발시키고 수 나노미터 크기의 탄소 분자들만 MgB2와 결합된 상태로 남도록 한 것이다. 이 공정을 이용하면 혼합시 발생할 수 있는 입자들의 뭉침 현상을 피하고, 한번에 다량의 코어 분말 처리가 가능해 원료의 대량생산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팀은 액체 글리세린 첨가공정 개발과 함께 MgB2 코어물질의 나노화에도 성공했다. MgB2 코어 분말을 기계적 밀링 공정으로 나노화해 비표면적을 높임으로써 탄소입자가 코어 물질에 효율적으로 부착되게 한 것이다. 기계적인 밀링공정으로 나노화한 코어 물질을 초전도 선재의 원료로 사용한 결과, MgB2 초전도 선재의 전기적 특성을 수십 배 향상할 수 있었다.

김찬중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과학연구부 책임연구원(박사)은 “신공정으로 제조한 MgB2 초전도 선재는 5 테슬라(Tesla)의 자장에서 7만 암페어(A)/㎠의 , 2~3 테슬라에서는 20만 A/㎠의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제특허 확보와 함께 1 ㎞ 길이의 선재 생산과 대량생산 공정 특허 출원 등 2011년 상용화를 목표로 2단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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